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직 모르나

  기원(祈願)의 샘

어떤 시인(詩人)은 기원하러 가서

사랑이 이러저러하기를 기원했다.

그는 말했다. “그러기만 비나이다.”

그는 말했다. “행여 한 가지 더 기원하기는,

이 세계가 내게 아주 좋은 것이기를.”

그의 말 그대로 정중히 인용하는 바이다.

어떤 야릇한 불만이 그를 사로잡았다.

그의 걱정을 한 가지 더 알 수 있다면

나는 무엇이든 아낌없이 바칠 것이다.

그러나 내가 소망하는 것을 하나 더

등록할 것이니 내 말을 들어보라.

나는 오랜 천문학자로서

항상 더 멋있는 하늘을 기원한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관심 없다.)

나는 제약을 벗어던지고,

형광 페인트를 흩뿌리듯이,

서커스 흥행의 장난감 풍선들 같은

달들로 하늘을 가득 채우고 싶다.

그것은 일요 신문의 특종감일 터이다.

그러나 그것은 나답지 않다. 어려서부터

그것보다 훨씬 적고, 얻기가 훨씬,

훨씬, 더 쉬운 것에 마음이 쏠렸다.

어떤 혹성들, 깜빡이지 않는 네 혹성들이

풍성한 달로 요술을 부리는 것이 목격된다.

달이 많으면 많이 즐거울 것이다.

그러나 나는 요구하기는 추가 하나뿐이다.

나의 주문(呪文)을 정리해보자.

그러길 바라고, 그러길 비나이다.”

지구에 또 다른 달을 주십시오.

또 다른 달을 어디서 얻을까? 이봐,

새 달이 어디서 생기는지 모르나?

똑똑한 사람들이 내가 어디서

시를 얻는지 물으면, 나는 절망한다.

나는 사라진 옛 굴뚝 주둥이에서

황새를 통해 얻는다고 생각한다고

뉴욕의 그들에게 대답하곤 한다.

아르카디아 인()을 믿건 말건,

그들은 지구에게 첫 달이 태어난

아침을 기억한다고 주장한다.

달의 탄생은, 키츠(또는 밀턴?)가 노래한,

지구가 거대한 캐프에게 주었다는 고통처럼,

격심한 고통을 지구에게 주었다고 한다.

그것은 지구를 반으로 쪼갤 뻔했다.

달은 지구의 태평양 쪽에서 떼어냈다.

하나의 밀물이 된 모든 바닷물과

모든 공기가 그 지점으로 돌진했다.

아르카디아 인()들을 믿건 말건,

그들은 실피언이란 식물을

꽉 잡음으로써 목숨을 구했는데,

이 식물은 대단한 자체 특성으로

뿌리가 절대 뽑히지 않는다.

강풍 속에서 사람들의 다리와 몸뚱이가

길고 좁은 삼각 페넌트처럼 흘러갔다.

그들은 대부분 손을 놓고 사라졌다.

그러나 다음의 현상이 있었다.

일부는 주먹이 풀리기 전에

손목이 먼저 끊어졌다.

실피언의 가지들에는

필사적으로 붙잡고 있는 손의

뼈대가 때때로 발견되는데

과학이 이해에 실패했다.

최근 안티오크 박물관에서

그 중 하나가 화제의 전부였다.

달은 그렇게 태평양에서 탄생했다.

대서양에서 또 다른 달을 얻기는

정말 그토록 끔찍하지는 않을 것이다.

더 작은 바다에서 탄생함으로

정말 그토록 거대할 필요가 없다.

선량한 진보주의자들은 나의 생각이

인류에게 너무 혹독하다고 반대할 것이다.

그것은 내가 부딪힐 각오를 다진 문제이다.

그것은 물신(物神)이 잠깐 멈추고 이따금

자신에게 요구하는 정화(淨化)일 뿐이니

단단한 하늘이 물렁해지지는 않는다.

어쨌든 내가 확신하기는

인간은 사실상 멸종하지 않는다.

언젠가 그것을 조사해 보겠다.

누군가가 낳은 누군가가

곳곳에서 세상을 시작할

아라라트는 항상 있었다. 

-신재실 옮김-

A Wishing Well

A poet would a-wishing go

And he wished love were thus and so.

“If but it were,” he said, said he,

“And one thing more that may not be,

This world were good enough for me.”

I quote him with respect verbatim.

Some quaint dissatisfaction ate him.

I would give anything to learn

The one thing more of his concern.

But listen to me register

The one thing more I wish there were.

As a confirmed astronomer

I'm always for a better sky.

(I don't care how the world gets by.)

I'm tempted to let go restraint,

Like splashing phosphorescent paint,

And fill the sky as full of moons

As circus day of toy balloons.

That ought to make the Sunday Press.

But that's not like me. On much less

And much, much easier to get,

From childhood has my heart been set.

Some planets, the unblinking four,

Are seen to juggle moons galore.

A lot would be a lot of fun.

But all I ask's an extra one.

Let's get my incantation right:

“I wish I may, I wish I might”

Give earth another satellite.

Where would we get another? Come,

Don't you know where new moons are from?

When clever people ask me where

I get a poem, I despair.

I'm apt to tell them in New York

I think I get it via stork

From some extinct old chimney pot.

Believe the Arcadians or not,

They claim they recollect the morn

When unto Earth her first was born.

It cost the Earth as fierce a pang

As Keats (or was it Milton?) sang

It cost her for Enormous Caf.

It came near splitting her in half.

'Twas torn form her Pacific side.

All the sea water in one tide

And all the air rushed to the spot.

Believe the Arcadians or not,

They saved themselves by hanging on

To a plant called the silphion,

Which has for its great attribute

It can't be pulled up by the root.

Men's legs and bodies in the gale

Streamed out like pennants swallow-tail.

Most of them let go and were gone.

But there was this phenomenon:

Some of them gave way at the wrist

Before they gave way at the fist.

In branches of the siliphon

Is sometimes found a skeleton

Of desperately clutching hand

Science has failed to understand.

One has been lately all the talk

In the museum of Antioch.

That's how it was from the Pacific.

It needn't be quite so terrific

To get another from the Atlantic.

It needn't be quite so gigantic

As coming from a lesser ocean.

Good liberals will object my notion

Is too hard on the human race.

There's something I'm prepared to face.

It merely would entail the purge

That the just-pausing Demiurge

Asks of himself once in so often

So the firm firmament won't soften.

I am assured at any rate

Man's practically inexterminate.

Someday I must go into that.

There's always been an Ararat

Where someone someone else begat

To start the world all over at.

단상(斷想): 세상에 뜻대로 되는 일은 별로 없다. 누구나 모종의 불만이 있고, 어떤 소망도 있다. 그러기에 어떤 이는 진지하게 소원을 빌러 가고, 어떤 이는 심심풀이 점을 치러 가기도 한다. 불만스런 세상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는 각양각색이지만, 크게 나누면 진보와 보수로 나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분법적으로 구별될 수 있을 정도로 인간의 사고와 행동이 간단명료하지는 않다.

진보는 당위(當爲)를 추구하고 보수는 현실(現實)을 존중한다고 할 수 있다. 진보는 아직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理想)을 바라보지만, 보수는 존재하는 실존(實存)의 의미를 추구하는 성향이 있다. 진보는 무장해제(武裝解除)를 바라고, 보수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을 강조한다. 진보는 현실의 타파와 개선을 꿈꾸는 성향이고, 보수는 현실의 인정과 개선의 노력을 강조하는 성향이다.

프로스트는 보수적 태도를 보인다. 얼핏 보면, “불만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꿈과 기원에 동참하는 듯이 보인다. “이 세계가 내게 아주 좋은 것이기를바라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그런 세상을 기원하는 것으로 그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기원한다고 그저 좋은 세상이 되겠는가? “그의 걱정을 한 가지 더 알 수 있다면/ 나는 무엇이든 아낌없이 바칠 것이다.”란 화자의 말은 불가능한 그의 꿈을 비웃는 어조 아닌가?

프로스트는 불가능의 꿈을 공유하는 척함으로써, 허황한 꿈을 추구하는 자들을 비판한다. 태양계의 별들을 동경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그는 지구도 달이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어린애 같은 꿈을 꾼다.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은 풍성한 달로요술을 부리지 않는가? 그는 물신(物神)”이 첫 달을 창조했던 방법으로 달을 하나만 더 창조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빈다. 하지만 진심으로 그렇게 비는 것일까?

프로스트는 똑똑한 사람들이 내가 어디서/ 시를 얻는지 물으면, 나는 절망한다.”고 말한다. 어리석은 질문에 그는 시작(詩作)의 힘든 과정을 설명하지 않고 황새가 물어다준다고 응수한다. 이어서 그는 달의 창조를 기억한다고 주장하는 아르카디아목신(牧神) (Pan)이 자주 찾는 이상향의 주민들을 조롱한다. 물신이 그들의 소망에 따라 태평양 옆구리에서 첫 달을 떼어낼 때, 지구가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 이때 모든 바닷물과/ 모든 공기가 그 지점으로 돌진하는바람에, 아카디아 사람들은 실피언이란 식물에 매달려 목숨을 구했는데, “일부는 주먹이 풀리기 전에/ 손목이 먼저 끊어졌다.” 그리고 필사적으로 붙잡고 있는 손의 뼈대가 그 식물에 붙은 채로 발견되기도 했다. 환상(fantasy)을 좇았던 아카디안 사람들은 혹독한 대가를 지불했던 것이다.

이제 대서양에서 더 작은또 다른 달을 얻기는/ 정말 그토록 끔찍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진보주의자들은 그의 기원(祈願)에 반대할 것이다. 인명의 피해가 엄청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로스트는 물신에게 그 일을 기꺼이 맡기고 싶다. 그는 지구의 종말을 예측하는 진보주의자들의 우려를 별로 걱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아의 방주는 하느님이 인간의 구원을 예정하고 계심을 증명하지 않는가? 하느님의 설계는 지구의 정화를 위한 재앙까지 포함한다.

-신재실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