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스터 프렌즈 수진은 인스타그램에 윤주가 갔던 술집의 이름을 검색했다. 수많은 위치 태그와 해시태그가 떴다. 수진은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정렬했다. 근 며칠간의 게시물을 모두 확인한 수진이 그럴듯한 프로필들을 간추려 윤주에게 내밀었다. 단발머리와 타투. 윤주는 곧 남자의 프로필을 찾아냈다. 허탈할 정도로 쉬운 일이었다. 윤주는
며칠 지나지 않아 그와 열렬한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대충 그의 피드에 올라와 있는 것과 비슷한 사진 몇 장, 프렌치 시크계 힙스터처럼 보이는 셀카 몇 장을 포스팅한 후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냈더니 금방 반응이 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생각했던 것보다 재미있지는 않았다. 굳이 대화하지 않아도 그의 일상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일찍 일어난 윤주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 수진이 이유를 묻자 윤주는 다짜고짜 그녀를 껴안았다. 윤주는 예상과 달리 금방 돌아왔다. 커다란 편의점 봉지를 들고서였다. 수진은 윤주를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윤주는 뜬금없는 말을 꺼냈다. 양아현 소설을 쓰다 보면 늘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어 있다. 그럴수록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잊지 않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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