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3 기고] [한정애의 내 인생의 책]④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 대런 애쓰모글루·제임스 A 로빈슨 해법은 '포용적 제도' 왜 어떤 나라는 잘살고 어떤 나라는 못사는가? 이집트는 왜 미국보다 가난할까? 저자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담장 하나로 나뉜 노갈레스 지역을 사례로 들며 책을 시작한다. 미국 애리조나주 노갈레스시 주민의 가계 수입은 3만달러가 넘고, 생명의 위협과 도둑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반면 담장 남쪽의 멕시코 소노라주 노갈레스 주민의 수입은 애리조나주 노갈레스 주민 대비 3분의 1에 불과하고, 범죄율은 높고, 공중보건 환경은 열악하다. 인종과 역사와 문화가 똑같은 두 지역의 극명한 차이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저자의 세계 불평등 이론은 명료하다. 이런 엄청난 격차는 지리와 문화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마야, 로마, 베니스, 오스만제국, 러시아, 중국, 아프리카 등의 사례를 근거로 제시한다. 지배계층만을 위한 수탈적인 제도가 일시적인 사회 발전은 가져올지 몰라도 궁극적으로 사회 정체와 빈곤을 가져왔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제도가 필요한가? 모두를 끌어안는 '포용적 정치·경제제도'이다. 누구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와 사유재산권을 보장하고,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는 포용적 경제제도가 필요하다. 이런 경제제도는 포용적 정치제도가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포용적 정치·경제제도는 소득이 더 공평하게 분배되고, 힘을 얻는 사회계층이 한층 더 넓어지며, 정치면에서 더 공평한 경쟁의 장을 펼치게 하는 선순환으로 발전한다. 저자는 국가의 실패를 극복할 해법은 착취적 제도를 포용적 제도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한다. 기득권의 내성이 크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한다. 우리 사회가 끊임없이 개혁해 나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꺼운 책이지만 과거 번영한 역사와 오늘날 가난한 현실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5122058005&code=960205#csidx887ec8ea21c6aa3b30667608029890b - 2014.2, 대런 애쓰모글루, 제임스 로빈슨 / 최완규 옮김 왜 어떤 국가는 성공적으로 경제적인 성장을 이루고, 어떤 나라는 여러 국제기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경제적 안정조차 이루지 못할까? 이것은 어덯게 생각하면 정말 수수께끼 같은 일이다. 국민 1명당 1년 동안 평균적으로 2만불 내지는 3만불을 벌 수 있는 나라에서 보기에 농업생산성이 낮아 국민들이 기아에 허덕이는 나라를 보면 이해하기가 어려운 점이 분명히 있다. 세계체제이론은 이러한 극단적인 경제적인 불균형은 바로 주변부와 핵심부로 이루어지는 계서적인 세계 경제 구조에 그 원인이 있다고 설명한다. 즉, 못사는 나라가 그렇게 된데에는 잘사는 나라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와는 다른 관점에서 국가가 실패하는 원인을 살펴본다. 이 책의 주장에 따르면 국가들의 경제시스템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포괄적 경제제도’와 ‘착취적 경제제도’가 그것이다. ‘포괄적 경제제도’는 자유로운 시장경쟁과 개개인들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개인들의 노력으로 생산성이 향상 되면, 그것을 누군가가 부당하게 빼앗아갈 염려가 없는 사회이다. 이에 반해 ‘착취적 경제제도’는 기득권 층이 있어서, 얼마간의 생산성 향상이 있더라도 일반 시민들에게 그 과실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기득권이 그 과실을 모두 가져가 버린다. 저자들은 어떤 국가는 성공하고 어떤 국가는 실패하는 이유가 바로 경제시스템의 차이라고 이야기한다. 지속적으로 혁신을 이루어내고 성장을 하는 경제는 바로 ‘포괄적 경제제도’이다. ‘착취적 경제제도’에서도 단기간의 경제성장은 가능하지만, 이러한 성장은 지속적이지 않기 때문에 장기간 성장으로 이어갈 수가 없다. 경제적으로 뒤처진 많은 국가들이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를 이루었는데, 경제적으로 여전히 일부 소수자들의 손에 자원이 집중된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경제 하에서는 경제발전의 유인이 낮고, 창조적 파괴가 일어나기 힘들다는 것은 수긍이 가는 주장이다. 흔히들 말하는 정치 민주화 뿐만이 아니라, 경제 민주화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지나치게 원론적인 이야기이기도 하고,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경제 발전의 원인을 경제에서만 찾지 않고, 경제구조 및 정치구조에서 찾았다는 점에서 기존의 주류 경제학의 패러다임을 벗어난 이론이라고 볼 수는 있다. 또한 이 책은 각각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런 사례를 통해서 그 나라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단편적인 원인파악이 아니라 역사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콜롬비아의 뿌리 깊은 지역 군벌이 태어난 배경과 현재까지 이어지는 영향을 분석해 주는데, 이런 내용들은 콜롬비아가 막연하게 조금 덜 민주적이고 덜 시장친화적인 국가라는 생각을 가졌던 내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저자는 또한 저개발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 여러 국제기구에서 지원하는 금액들이 비효율적으로 사용되는 현상에 대한 설명을 통해 왜 현재 국제기구의 노력이 이러한 나라들의 빈곤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는 지를 보여준다. 생각해 볼만한 시사점이 많은 책이지만, 다소 장황한 구성이 아쉽다. 목차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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