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왜 안철수는 비상계단으로 줄행랑 쳤을까

지난 8월 21일 안철수가 아주경제 기자의 인터뷰 요청을 피하기 위해 7층에서 2층까지 줄행랑친 것이 화제였었죠. 그때도 화제이고, 지금까지도 화제이고, 안철수가 정계를 맴도는 한 계속 화제가 될 겁니다.

근데, 왜, 와이 안철수가 그렇게까지 계단 줄행랑 쳤을까? 나는 그 일이 있은 후 2가지 가능성을 말한 적 있습니다. ① 잘못한 일이 들켜서, 또는 ② 모범생의 강박 심리가 작용해서로. 이렇게 상식적으로 이해해주려고 해도 정치 입문 6년 경력의 정치인이, 그것도 당대표, 대선주자까지 지낸 정치인이 기자를 피해 7층에서 2층까지 달음박질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오죽하면 한겨레 성한용 선임기자가 자기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만나면 이유를 물어보겠다고까지 하였겠습니까?

제 나름의 추론이지만, 이제는 안철수가 그때 '계단런' 하게 된 동기를 거의 확정적으로 파악하였다고 확신하는 편입니다. 그 답의 실마리는 그 일이 있은 후 출국 직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 있습니다. 그 인터뷰 기사는 안철수 갤러리에 지지자가 펌해 와서 개념글로 가기까지 했습니다. 인터뷰의 요지는 잇단 선거 실패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지만 다당제 구도를 확립하여서, 새정치 실패가 아니라는 자기 합리화입니다. 댓글들을 보면, 대부분 안철수가 답변을 잘 하였다고 칭찬하는 내용입니다. 모범 답안만 말하였다는 거지요. 이는 바꾸어 말하면, 사전에 철저히 준비된 인터뷰라는 걸 의미합니다. 즉, 조선일보 측에서 어떤 내용의 질문을 할 것이고, 안철수는 그에 대해 어떻게 답할 것이고, 돌발 질문은 어느 정도까지 허용한다는 식의... 설사 이렇게까지 안 하더라도 기자가 어떤 질문을 할 것이고, 그런 예상 질문에 어떻게 답변한다고 사전에 철저히 준비한 인터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 이런 인터뷰가 기획되었을까? 안철수와 조선일보 모두에게 윈원이 되기 때문입니다. 안철수는 정계 2선 후퇴하고 독일로 가면서 한 번쯤 유력 언론사를 택하여 자기 입장과 포부를 인터뷰 형식으로 알리고 싶게 마련이고, 그것을 우리나라 영향력 1위의 언론사와 인터뷰하여 밝힘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위상이 견고하다는 것을 보증받고 싶을 것입니다. 조선일보로서도, 대선 3위, 지선 3위로 몰락해가는 정치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때를 풍미하던 중견 정치인의 독일행 직전 단독 인터뷰를 따낸다는 것은 매체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독일로 출국 며칠 전에 서로가 철저히 준비하여 인터뷰하고 출국 당일 보도하는 것으로 보도 스케쥴이 잡혔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기치 않게 미래 사무실에서 아주경제 기자를 만나버렸습니다. 기자는 단독 특종 욕심에 이것저것 마구 묻겠지요. 이런 식으로 질문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호의적 시각으로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입니까?” 이건 반대로 질문하는 것입니다. 아니오를 듣기 위해서.

그러면 안철수는 자칫하다가는 이렇게 답해버릴 수 있습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누가 그런다고 합니까? 지금 최저 임금 과도히 인상하여 서민들이 죽어나는데...” 이러면 기자는 이 한 마디 멘트를 가지고 “안철수 전 대표, 문재인 신랄히 비판”이라며 장황히 기사를 써버리죠. 7층에서 2층까지 내려가며 기자는 아니오를 나올 수밖에 없는 질문을 계속 해대고, 그때마다 안철수는 부인 답변을 하게 되고. 그러면, 다음날 아주경제에는 “안철수 출국 전 단독 인터뷰, 국정 전반에 관한 신랄히 비판, 독일행 이유 소상히 밝혀”라는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나옵니다. 젊은 시절부터 기자와 접촉을 많이 하여 기자들의 행태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안철수는 이런 상황이 되면, 조선일보와의 기획 인터뷰가 거의 망하게 된다는 것쯤은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조선일보가 너그럽다면 예정된 인터뷰를 하여 보도해주겠지만 빛이 바랠 것이고, 비중을 줄여 보도할 것이 뻔합니다. 더욱 무서운 것은 조선일보와의 단독 인터뷰 약속을 깨고 군소 언론사와 먼저 인터뷰한 형편 없는 정치인이라는 의심을 파히지 못합니다. 안철수는 어쩌면 보수언론, 그것도 조선일보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자부하는 걸로 아는데 - 특히 문재인과 비교해서 -, 이렇게 조선일보 기자에게 찍히는 날이면, 자기 정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 공포감이 불현듯 들었을 수 있습니다.

그런 공포스런 상황이 뇌리에 스치자, 안철수는 냅다 7층에서 2층까지 내달린 겁니다.

‘조선일보와의 단독 인터뷰 약속을 지키려면 무조건 이 기자로부터 도망쳐야 돼! 조선일보에 찍히면 내 정치인생이 쫑난단 말이야!’

제 추론, 그럴 듯하지 않은가요?


PS. 아주경제의 최초 기사 :

[단독] 왜 안철수는 비상계단으로 '줄행랑' 쳤을까

https://www.ajunews.com/view/20180822083215165 

아주경제가 올린 유튜브 동영상 :

[단독 영상] 안철수는 왜 도망쳤을까??

https://www.youtube.com/watch?v=wlHjYXm8jbs

예전 제 글 :


안철수가 7층에서 2층까지 냅다 도망친 내면에는...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stock_new2&no=3580953

단독 왜 안철수는 비상계단으로 줄행랑 쳤을까
viewer

/사진=유튜브 아주경제 채널 캡처

안철수 전 의원이 한 매체의 취재기자를 피해 비상계단으로 달아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 전 의원은 지난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싱크탱크 사무실에서 박주원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을 만나고 나오다 아주경제 기자를 마주치자 비상계단을 통해 줄행랑을 쳤다.

‘아주경제’는 당시 안 전 의원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안철수 전 대표는 왜 도망쳤을까?’라는 제목을 붙여 공개했다. 영상에서 안 전 의원은 기자가 “아 대표님 죄 지으신 거 아니잖아요”라며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멈추지 않고 계단을 두 칸씩 내려가며 속도를 냈다.

관련기사

  • 류화영이 엘제이에 보낸 카톡 메시지 화제 "자기야 X 잘쌌어?"
  • "1000만원 드렸었는데" 김부선, 뜬금포 박주민 의원 저격…무슨 일?
  • 엘제이, 과거에도 류화영 사진 올렸다? 언니 류호영과도 친분
  • 김부선, 조사 거부 후 SNS에 이재명-주진우 저격?

앞서 6·13 서울시장 선거 패배 후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자신의 ‘싱크탱크’ 사무실에서 목격돼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안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안 전 의원이 사무실에 간 것은 지인들을 만나기 위함이었을 뿐 전대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으나, 일각에서는 정치적 움직임을 유지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권준영기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단독] 왜 안철수는 비상계단으로 '줄행랑' 쳤을까.gisa

    게시물ID : sisa_10969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MD

    단독 왜 안철수는 비상계단으로 줄행랑 쳤을까

    추천 : 122
    조회수 : 3441회
    댓글수 : 41개
    등록시간 : 2018/08/22 16:29:10

    옵션
    • 단독 왜 안철수는 비상계단으로 줄행랑 쳤을까

      펌글

    단독 왜 안철수는 비상계단으로 줄행랑 쳤을까

    (후략)

    독일 간거 아니었음??????

    단독 왜 안철수는 비상계단으로 줄행랑 쳤을까

    단독 왜 안철수는 비상계단으로 줄행랑 쳤을까
    단독 왜 안철수는 비상계단으로 줄행랑 쳤을까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단독 왜 안철수는 비상계단으로 줄행랑 쳤을까
    단독 왜 안철수는 비상계단으로 줄행랑 쳤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