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석호 인턴 어떻게 본사

미생 석호 인턴 어떻게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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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s  언제나 그랬다
1:12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기원에 가는 길에도
1:28 야간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도
1:38 아무리 빨리 이 새벽을 맞아도
1:41 어김없이 길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1:50 남들이 아직 꿈속을 헤맬 거라 생각했지만
1:54 언제나 그렇듯
1:57 세상은 나보다 빠르다
2:07  네, 부장님 말씀하신 서류 다 챙겼고요
2:09 네, 이따 뵙겠습니다, 예
2:15   장그래 씨
2:18 나는 오늘 현장 다시 내려갑니다
2:19 - 장그래 씨는 좋은 기회... - 합시다
2:22 응?
2:23 합시다, 파트너
2:34  마음이 바뀐 이유는요?
2:37 바뀐 건 없습니다
2:39 결정을 미뤘을 뿐이죠
2:41 그래요, 되묻죠
2:43 왜 나인 겁니까?
2:45 한석율 씨가 가진 경험과 능력이
2:48 우리 PT 준비에 도움이 될 거 같아서요
2:52 장그래 씨
2:54 삶이 뭐라고 생각해요?
2:57 거창한 질문 같아요? 간단해요
3:00 선택의 순간들을 모아 두면 그게 삶이고 인생이 되는 거예요
3:05 매 순간 어떤 선택을 하느냐
3:09 결국 그게 삶의 질을 결정짓는 거 아니겠어요?
3:15 우리가 이 옥상에 올라온 지 5분이 지났어요
3:18 잊지 마십시오
3:20 이 5분이, 이 옥상에서의 5분이 당신 인생을 바꿔 줄
3:28 최고의 5분이었다는 사실 말입니다 
3:35  아휴...
3:38 아휴
3:39  개벽이?
3:40  오지랖, 개진상, 그 개벽이요?
3:44 아이, 그 허세 쩌는 그 원조 폭탄
3:46 그 개벽이 말하는 거지, 지금?
3:48 그 단발머리 변태 개벽이요?
3:50   아이, 그렇다니까요
3:53 아이, 그런데 말이죠
3:54 이 개벽이, 개벽이라고 해서 개벽이인 줄은 알겠는데
3:58 아, 왜 한석율 씨를 개벽이라고 부르는 거예요?
4:00  아, 그러게요
4:01   아, 그냥 개벽이 짓을 하니까요
4:07  매일 아침 한 시간씩 일찍 출근하는 게
4:09 출근하는 여직원들 구경하려고 그런 거잖아요 
4:13  아 
4:14 아, 폭탄이 폭탄을 안았으니까
4:18 핵폭탄이네 
4:23 카, 누가 먼저 터질지
4:28  궁금하네요
4:39 아이템 선정부터 해야겠군요
4:41 씨...
4:43 전적으로 장그래 씨한테 다 맡길게요
4:46 진행 과정만 메일로 공유해 주세요
4:49 아이템을 제 맘대로 정하라는 건가요?
4:52 아...
4:54 물론 민주적인 합의 과정은 필요하겠죠
4:57 저도 할 건 하고요
4:59 장그래 씨
5:02  척 보고 알았어요
5:04 당신한텐 안목이 있어요 
5:10 아, PT도 장그래 씨 마음대로 만드세요
5:13 얼마든지 본인이 돋보일 수 있게요
5:15 잘해 봅시다
5:20  믿습니다
5:47 팀 짰어요? 오늘까지인데
5:48 아니, 아직요
5:50 아직요? 남은 사람 얼마 없을 텐데
6:02 장그래 씨도 팀 짰다던데 한석율 씨하고
6:05 - 네? -  영이 씨
6:07 헤이, 안영이
6:09 빨리 제출합시다
6:10 - 저기, 나는... - 난이고 넌이고
6:11 당신이랑 나밖에 안 남았어
6:13 - 저, 이상현 씨... -  내 뭐랬어
6:15 안영이 씨하고는 아무도 안 한다고 했잖아
6:18 나나 되니까 감당하는 거야
6:21 그럼 제출해요
6:32 저기, 안영이 씨
6:35 네
6:37 힘내세요
6:52 안녕하십니까?
6:54 - 안녕하십니까? - 어, 일찍 왔네
6:57 - 동식아 -  예
6:58  베트남 NPK 건 컨테이너 관련 자료
7:00 메일 넣는다고 했으니까 확인 좀 해 봐
7:02  아... 
7:03 아, 예예, 예, 알겠습니다
7:07 자, 보자, 보자
7:10 아니, 그런데 어저께 우리 과장님 그냥
7:12 박력이 그냥 쓸데없이 빡빡 터지데요, 예?
7:16  '해 줘, 해 달라고, 합시다'
7:19 '안 그러면...' 그런데, 그런데 이게 뭐야, 이게
7:22   뭐야, 이거?
7:24 사내 시스템 계정이 생긴 기념으로 한번 보내 봤습니다
7:28 그럼
7:35 '안녕하십니까'
7:37 '장그래입니다'
7:39 '과장님 덕분에 난생처음으로 양의 곱창을'...
7:42  양의 곱창을 먹어 봤습니다
7:45  저는 원래 육식을 즐기지 않아
7:47 양고기는 입에 대지도 않습니다만
7:50 어제는 양 곱창이라는 특수 고기
7:52 특수 부위를 먹으면서
7:54 이것이 바로 동료애의 시작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7:59  우리 애만...
8:03  또한 과장님의 숨겨 둔 진심을 알게 된 시간들이었습니다
8:08 쟤 뭐라는 거니? 
8:10 양의 곱창? 
8:12  앞으로 영업 3팀의 일원으로서
8:15 부끄럽지 않은 장그래가 될 수...
8:16 아침부터 정신 사납게시리...
8:19 그런데 곱창집에 쟤도 갔냐?
8:22 아니, 기억 안 나세요?
8:25 아, 2차로 곱창집 간 건 기억이 나는데
8:28 쟤는 왜 갔어?
8:29 헐, 아니, 그럼
8:31 아, 고 과장님 만나신 건 기억나세요?
8:36 야, 고 과장 만났어?
8:40   아니, 어제 고 과장님이랑
8:42 딱풀 가지고 싸우신 거 진짜 기억 안 나세요?
8:45  야, 인마 내가 무슨 초딩이냐, 인마
8:46 무슨 딱풀을 가지고 놀아
8:48  아, 진짜 어저께 고 과장님 실적 내신 거 때문에
8:51 아주 그냥 초딩처럼 삐뚤어지셨다니까요
8:53 야, 야, 야, 야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따라와
8:55 그, 옥상에 가자
8:59  좋은 아침이다
9:02 좋은 아침
9:09  에? 아, 이거 극세사 먼지떨이 이거
9:12 이거 전무님이 깐 거 아니에요?
9:15 조건 바꿔서 다시 한번 해 보려고
9:17 아니, 그러니까 이거 저번에 전무님이
9:19 하지 말라고 그래서 안 한 거 아니에요
9:20 그러니까 조건 바꿔서 다시 한번 해 보겠다는 거 아니야
9:24 아, 과장님, 그러니까
9:27 아니, 왜 전무님이 깐 거를...
9:29 그리고 이거 비용도 크잖아요
9:31 아, 그러니까 해 보겠다는 거 아니야
9:34 짜친 거면, 인마 내가 괜히 덤비겠냐?
9:36 예
9:39  아이, 빠삭한 놈
9:44 아니, 왜 아침부터 말을 하고 머리를 만지든지
9:51   가르쳐 주실 수 있잖아요
9:53 기회를 주실 수 있잖아요
9:57 기회에도 자격이 있는 거다
9:59 무슨 자격요?
10:05 - 장그래 씨 -  네
10:06 하는 일 다 끝났으면 퀵 하나만 불러 줘
10:08 - 오성실업 갈 거야 - 네
10:13   나가라고, 이 새끼야!
10:16 이제 분명히 알겠지?
10:19 너한테 기회도 안 주는 이유
10:22 네가 자격 없는 이유
10:27 - 장그래 - 네
10:28 캐비닛에 3년 전 서류 보관 박스 있어
10:30 거기서 서부화학 비료 선적했던 거 COO 좀 찾아와
10:34 그리고 그해 일본이랑 LED 건 MOU 맺은 계약서도 있어
10:38 그거도 좀 찾아와
10:42  오성실업 퀵...
10:45 - 서부... -  뭐 하고 있는 거야?
10:48  뭐 하고 있긴요 외계어 번역하고 있겠죠
10:57 '무역 용어 사전'
10:59  콩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
11:02 같은 건 바라지도 않아
11:04 그러니까 여기 있는 동안만큼은
11:06 장님 문고리 잡듯 더듬거리는 척이라도 하란 말이야
11:08 복장 터지니까
11:11 - MO... -  씁
11:12 앞으로는 되묻지 마
11:22 - 퀵 불러 빨리 - 아, 퀵
11:24 오성실업, 네
11:44
11:54
12:09 안녕하세요?
12:10 안녕하세요?
12:13 한석율 씨하고 파트너 짜셨다면서요
12:16 예
12:18 그럼 저는 차인 거네요
12:21  헤이, 안영이 씨
12:28 아이템 말이야 괜히 이거저거 쑤시지 말고
12:31 우리 동아리 선배들한테 하나 받아서 하자고
12:33 동아리 선배들요?
12:34 응, 여기서 이러지 말고 휴게실로 갑시다
12:38  이상현 씨 
12:40  아, 미안, 미안
12:42 내가 워낙 여자 후배들하고 막 지내서
12:45 그런데 너무 오버 아니야?
12:47 이러면 내가 무슨 성추행이라도 한 거 같잖아
12:50 이상현 씨
12:51 하, 이래서 사회 나오면 여자들 조심하랬는데
12:54 사람 우스워지는 거 눈 깜짝할 새야
12:57 휴게실로 와요
13:13  자원 선점 방법요
13:15  응, 우리 24기 선배가 율산상사 갔는데
13:18 이 아이템으로 수석 입사를 했어 뽀록 안 나
13:21 - 이걸 살짝 변형해서 이렇게 - 이상현 씨
13:24 아, 거참...
13:26 아이, 광자원공사 다니는 선배도 있고
13:28 자료는 빵빵할 거야
13:30 영이 씨는 그냥 숟가락만 딱 얹으면 돼요
13:33  싫어요
13:36 숟가락 얹는 거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13:38 삭은 밥에는 올리기 싫어요 구려서
13:41 아이, 나, 참
13:43 좀 쉽게 갈 건 좀 쉽게 갑시다 빡빡하기는
13:47 아휴, 참
13:55  왜 그러고 있어요? 
13:59 뭐, 어디 아파요?
14:01  아니에요
14:03 아이, 앉아서 좀 쉬어요
14:04 보니까 오늘 하루 종일 혼자 정신없데요
14:07 - 괜찮아요 - 아, 거 사람, 참
14:10 아, 내 말이 아니고 그쪽 과장님 분부예요
14:15 1층 커피숍에서 만났어요
14:19  종일 부려 먹고
14:21 4천 원짜리 커피 하나로 퉁치시려나 봐요
14:29 2차 PT 개인 과제 주제는 시험 전날 밤에 알려 준대요
14:33 잔업이라도 남아 있으면 죽음이겠어요
14:35 쯧
14:40 장그래 씨는 어쩌고 있나 모르겠네
14:44  아, 한석율 씨는 알겠는데
14:46 장그래 씨가 한석율 씨 선택한 이유를 모르겠어요
14:49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같이 하자 했는데
14:53 그렇게 많은 사람들요?
14:56 아, 몰랐어요?
14:59 아마 장그래 씨랑 같이 하면
15:00 자기네들이 돋보일 거라 생각했나 봐요
15:03 장그래 씨 이용하려고 한 거죠, 쯧
15:17  나도 그렇게 생각한 거네
15:40 -  7.6% 거든요? - 대리님 갖고 왔어요
15:42 - 어, 그래, 이거 하나씩 돌려 - 예
15:44 자, 해외 건설 시장 점유율이 2.9%
15:53
15:58  영이 씨
16:00 먼저 가요
16:05  포티 풋 컨테이너가 뭐야?
16:07  포티 풋 컨테이너는
16:09 내부 길이 기준으로 40 8, 8, 8 높이 또는...
16:12 티티 바잉 레이트
16:14 전신환 또는 우편환을
16:15 은행에서 매입할 때 적용되는 환율을 말합니다
16:18 버스 텀
16:41  저, 이제 울산 공장에 오더만 넣으면 될 거 같아요
16:44 와, 그런데 어떻게 부장님이 용케도 결재를 해 주셨네요
16:48 전무님이 뭐라고 안 하셨으려나
16:53 끝까지 실수 없이 진행해 흠 잡히지 않게
16:56  이거 전에부터 진행했던 거라 별문제 없을 거예요
17:00 그냥 뭐 시간이 조금 빠듯한 거만 빼면요
17:02 -  아, 그리고 장그래 - 네
17:04 그 베트남 건 배 정보 받은 거 확인 좀 해 봐
17:06 로딩, 디스차징 레이트하고
17:08 아, 뎀데스, 아, 그 뎀데스는 그 무역 용어 사전에 안 나와
17:11 우리끼리 쓰는 현장 용어인데...
17:13  압니다
17:15 디머리지 디스패치 말씀하시는 거 아닙니까?
17:17 배가 선적이나 하역하지 못해서 정박할 때 내는 돈
17:24 복사 좀 하고 와서 확인해 봐도 되겠습니까?
17:27 어? 어, 그래 가, 가 봐, 응
17:30 감사합니다
17:34 네가 얘기해 줬어?
17:36 아니요
17:40 씁, 장그래 혹시 천재 아닐까요?
17:43 아니, 용어 사전 사흘 만에 외운 것도 그렇고
17:45 아니, 그 와중에 PT 아이템 준비하는 거 보세요
17:47 세상에나 세상에나 뭐, 알고나 준비하는지 모르겠지만
17:51 그래, 그게 중요한 거야
17:54 뭘 알고나 하는 거야?
17:57  아니, 그런데 과장님
17:59 솔직히 장그래 씨가 붙었으면 좋으시겠어요?
18:02 떨어지면 좋으시겠어요?
18:03  솔직히 말해?
18:07  아니, 뭘 또 그렇게까지 비장하게
18:15  솔직히 떨어졌으면 좋겠어
18:19 네?
18:37
18:42
18:46
18:50 이야
18:59
19:24   아나, 진짜, 이씨
19:27 예, 장그래 씨
19:30 안 되는 이유요?
19:32 문자 못 받았어요?
19:33  지금 장난하시는 겁니까?
19:35 아유, 못 알아들으시는구나
19:40 아, 요즘 말들이 다 그래요 그 섹시하다는 말이
19:43 그 성적인 매력을 표현하는 단어로만 쓰이지 않는다는 거죠
19:46 뭔가, 뭔가...
19:48 엣지 있는
19:51 하, 이 말도 못 알아들으실 거고
19:55 거참 그 콩떡같이 얘기하면 그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19:57 호흡이 척척 맞는다는 소리 들을 텐데 말이죠 
20:00  장그래 씨가 좀 고지식한 편이죠?
20:02 그럼 이런 급변하는 문화 코드를 받아들이는 데
20:04 거부감이 있기는 할 거예요
20:06 지금 그 소리가 아니지 않습니까
20:09 예? 아니에요?
20:11 그럼 뭐가 문제예요?
20:14  아, 그거? 장그래 씨
20:17 그 아이템으로는 택도 없어요 아시겠어요?
20:19 갖가지 입상 경력이 있는 내 경험으로 볼 때...
20:22 제 맘대로 해도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20:25 공유한다고 했죠
20:26 제가 할 일은 제가 한다고도 했고요
20:28 한석율 씨가 다시 하라면
20:30 무턱대고 해야 합니까?
20:31 저, 장그래 씨 저는 회사의 생리에 밝습니다
20:35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에 경험적으로 가장 가까운 사람이고요
20:38 누가 누구의 말을 들어야겠습니까?
20:41 그러니까 내가 장그래 씨보다 잘났다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20:44 정확한 조언으로 도움을 드리고 있는 거예요
20:46 그럼 어떤 아이템이어야 하죠?
20:49 본인이 찾으세요 본인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거로
20:53 그리고 섹시한 거로
20:55 나 지금 서울 출장 왔어요 뭐, 필요하면 들어갈까요?
20:58 아니, 됐습니다
20:59 그래요 준비되면 다시 연락 주세요
21:14
21:18 진짜 이 인간이...
21:24  저쪽 폭탄이 먼저 터졌군
21:34 아, 안녕하세요? 장그래 씨
21:36 예
21:39 잘돼 가요?
21:42 쉽지 않네요
21:43 네, 그렇죠
21:46  장백기 씨, 제가 좀 늦었죠
21:48 아, 종민 씨
21:49 씁, 우리 둘이 자료가 좀 겹치네요
21:51 나가서 얘기하죠, 찬바람 좀 쐬요
21:55  안녕하세요? 장그래 씨
22:20  정말 그만둘 거야?
22:23  지금까지 해 온 게 있는데
22:25 한번 더 해 봐 너 한번 하면 끝장 보는 놈이잖아
22:30  그래, 인마, 우리도 입단했는데
22:33 너는 우리보다 잘했잖아
22:37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23:06 뭘 저렇게 잔뜩 어질러 놓고
23:10 주말 내내 잠도 안 자고 뭐 하는 짓이야
23:21  김치찌개에 쌈 싸 먹는 집이 그 집밖에 없더라고요...
23:23 야, 그게 인마, 무슨 맛이야
23:25  아니, 그래도 그렇게라도 야채라도 먹어야죠
23:28 아이고, 우리 선생님 주무시네 깨울까요?
23:30 둬
23:39 책상에 PT 시험 아이템이 잔뜩이더라고요
23:42 혼자 준비하는 거야? 파트너가 누구라고?
23:44 그 울산 공장 내려간 애 있잖아요 한석율이라고
23:47 아, 그 뺀질이?
23:48 아이, 그 녀석이 요령이 좀 좋습니까?
23:50 아무래도 장그래가 일을 잔뜩 떠안은 모양입니다
23:52 요령만 있는 놈하고 요령도 없는 놈하고 만난 거구먼
23:55  아, 이게 또 그렇게 되네요
24:16:00  나의 경험들
24:22:00 이세돌
24:31:00 이창호
24:43:00 유창혁
24:52:00 조훈현
25:00:00 조치훈
25:03:00 김인
25:06:00 조남철
25:09:00 세고에 겐사쿠
25:14:00 많은 나의 영웅들이
25:17:00 사라져 간다
25:21:00 가지 마
25:23:00 가지 마요, 제가 잘할게요
25:27:00 가지 마요
25:44:00 가지 마요
26:05:00  끝난 지가 언제인데
26:09:00 아직도 같은 꿈을 꿔
26:12:00 바보 같은 놈
26:32:00 진짜, 씨
26:37:00 예, 장그래 씨
26:38:00 아이템 보냈다는 문자 못 받았어요?
26:41:00 아, 예, 받았어요 그런데 아직 바빠서 못 읽었어요
26:43:00  바빠도 좀 체크해 주세요
26:45:00 아이템을 빨리 정해야 나머지 준비도 하죠
26:47:00 알았어요, 알았다니까요
26:50:00  더럽게 보채네, 진짜
26:53:00 아이고, 죄송합니다 
26:55:00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거 본사에서 계속 전화가 와서
26:58:00 오늘 돈 걱정일랑 마시고 목에 기름칠 좀 팍팍 하이소!
27:01:00 어? 
27:13:00 가지 마요
27:27:00 - 네, 상현 씨 -  아, 영이 씨
27:29:00 나 지금 동아리 선배가 자료 준다고 해서 나가 봐야겠네
27:33:00 우리 저녁에 미팅하기로 한 건
27:34:00 - 내일로 미룹시다 - 저기...
27:35:00  내가 자료 빵빵하게 받아 올게
27:37:00 저기, 이, 이상현 씨
27:43:00  네 마음대로 하세요
28:03:00  저...
28:05:00 장그래 씨
28:22:00  PT 준비한다고 봐주지는 않네요
28:25:00 뭐,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분위기예요
28:27:00 그 팀도 그래요?
28:30:00 네
28:32:00 솔직히 파트너 때문에도 힘들고요
28:35:00 네?
28:37:00 지난번에 보셨잖아요 막무가내인 거
28:41:00 아...
28:44:00 그...
28:46:00 누구랑 파트너가 되든
28:48:00 내 몫의 역할만 분명히 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28:51:00 그래도 기왕이면 좀
28:53:00 대화가 되는 사람이랑 하고 싶었거든요
28:58:00 그냥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29:01:00 장그래 씨가 알고 있는 그런...
29:03:00 나쁜 의미로 같이 하자고 했던 거 아니었어요
29:09:00 미안하게 됐습니다
29:10:00 아니요, 그만두세요
29:14:00 사과는 합격하면 그때 해 주세요
29:27:00  아이, 뭐, 뭐예요 뭐, 좋은 일이라도 있는 겁니까?
29:31:00 -  네 -  네?
29:38:00 아, 장그래 씨는 여기 이러고 있어도 돼요?
29:40:00 영업 3팀에 일 생긴 거 같던데
29:42:00 예?
29:43:00   예예, 저
29:45:00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예
29:47:00 아이, 하지만 그쪽도 초반에 구두 계약 상황에서
29:50:00 잠깐 했던 얘기를...
29:53:00  하지만...
29:57:00 예예
29:59:00 예, 알겠습니다
30:01:00 뭐, 일단, 저 해결 방법을 찾겠습니다
30:03:00 예예, 예
30:06:00  과장님
30:08:00  너 인마 무슨 일을 이따위로 처리해!
30:10:00 죄송합니다
30:11:00 확인 또 확인하라고 몇 번을 얘기했어
30:14:00 죄송합니다
30:16:00   아니지, 아, 아니다
30:19:00 이거 검토하고 결재한 거 나니까 이거 내 책임이야
30:22:00  아닙니다, 제가, 저...
30:25:00  따라와
30:46:00 아니, 실수라고는 도통 모르던 놈이 어쩌다 그랬어?
30:50:00 중국 딜레이 건으로 정신없었던 거 알아, 그런데
30:53:00 내가 여러 번 얘기했잖아
30:55:00 너, 나 둘만 하는 일이기 때문에
30:57:00 일당백이어야 된다고
31:00:00  아, 제가 사실 그게 FTA 발효 전이라
31:02:00 제가 체크를 못 한 거 같습니다
31:04:00 - 석호 씨 -  예
31:07:00 - 예? -  우리 팀
31:08:00 혹시 무슨 일인지 알아요?
31:10:00 난리 났었어요
31:12:00 김 대리님이 진행하시던 극세사 먼지떨이 수출 건요
31:15:00 이제 와서 바이어 쪽에서
31:17:00 한 EU FTA 조건에 맞춰 달라고 했대요
31:20:00 구두 계약 때 잠깐 나온 얘기인데
31:22:00 김 대리님이 듣고도 놓치셨나 봐요
31:26:00 한 EU FTA 정식 발효 전이니까
31:28:00 크게 고려하지 않으신 거죠
31:32:00 아, 그런데
31:35:00 제가 알기로는 그거 선적 끝나서 내일 아침에 배 뜨는데
31:38:00 그러니까요 그런데 막무가내인가 봐요
31:41:00 원산지 증명서 첨부해서 계약된 날짜 안에 인도 안 되면
31:45:00 이 계약 무효화한다고
31:50:00  쯧
31:53:00 선적 캔슬하고 다시 부킹해서 나가면
31:56:00 계약 날짜까지 보낼 수 있나?
31:57:00 다시 부킹요? 아, 그런데 하지만 그러면 배가...
32:00:00 ETA, 빠른 배 있잖아
32:02:00 3일 안에 원산지 증명서 완료하고
32:05:00 운 좋아서 빠른 배도 구할 수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32:07:00 좋아, 일단 배부터 잡아 그 아니면 에어라도
32:11:00 저, 그런데요, 과장님 그렇게 되면 비용 초과가...
32:14:00 야, 인마!
32:17:00 지금 그게 문제야?
32:28:00 - 예 -  들어와
32:32:00 저, 무슨 일이 있어도 3일 안에 원산지 증명서 완료하겠습니다
32:38:00 만약 배 수배 안 돼서 에어로 보내게 되면 그 비용에
32:41:00 3일간 창고 보관료에 부킹 캔슬 차지까지
32:44:00 비용은 어쩔 거야?
32:45:00 일단은 뭐, 계약 무효 막는 게 가장 급선무입니다
32:48:00 향후 신뢰 관계도 있고요
32:50:00 그걸 아는 사람이 일을 이따위로 해? 
32:57:00  예예, 감사합니다 
33:00:00  필요한 거 챙겨
33:01:00 - 바로 내려가자 -  예
33:03:00  배는 내려가면서 찾고
33:04:00 예, 컨테이너는 창고 보관 조치해 뒀습니다
33:06:00 야, 지금 가면 몇 시 열차 탈 수 있지?
33:08:00  아, 그...
33:09:00  제일 빠른 게 한 시간 뒤라 일단 예약은 해 뒀습니다만
33:18:00 - 가자 -  네
33:19:00 저, 과장님 저는 여기서 뭘 하면...
33:21:00 네가 뭘 해 그냥 하던 일이나 열심히 해
33:23:00 - 가자 -  예
33:31:00  하던 일을 할 수가 있어야죠
33:33:00  이 인간 때문에
33:53:00 하, 거참...
33:54:00 저 원단이 부족해 가지고 반은 중국산 반은 국내산에
33:58:00 손잡이는 인도네시아 고리는 대만산이네예
34:01:00 그러면 이거 각각 서류를 다 만들어야 되는데
34:03:00 생각보다 일이 복잡해지겠는데요?
34:06:00 중국 쪽 서류는 준비돼 있어요?
34:07:00 뭐, 수입할 때 서류야 창고에 안 있겠습니까?
34:09:00 찾아봐야 되는데예
34:10:00  아, 이거 아무래도 제가
34:12:00 원단 창고 가서 직접 확인하고
34:14:00 정확한 서류를 봐야 알 수 있을 거 같아요
34:16:00 제가 서류 완료하고 팩스 넣겠습니다
34:17:00 어, 그래, 야, 그 배는?
34:19:00 배는 황 대리가 알아보고 있고요 곧 연락 올 겁니다
34:21:00 아, 수입자 요청 서류는 놓고 가
34:23:00 아, 그거 제가 과장님 책상 위에 뒀는데요
34:25:00 어? 아씨
34:28:00 아니, 장그래 씨한테 바로 팩스 넣으라고 할게요
34:30:00 아니야, 아니야 여기도 일 많아졌으니까
34:31:00 - 갖고 내려오라고 그래 - 아, 예, 알겠습니다
34:33:00 죄송합니다
34:53:00 이 자식이 진...
35:08:00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35:15:00
35:37:00 아...
35:39:00 한석율이 여기 있다고 했지?
36:00:00  안녕하십니까?
36:02:00 아, 과장님
36:05:00 - 줘 봐 - 네
36:10:00 어, 됐다 
36:11:00 - 야, 너 창고 가서 - 네
36:14:00 어, 배 됐대?
36:16:00  예, 한 대 있답니다
36:17:00 원산지 증명서만 시간 내에 맞추면 될 거 같은데요
36:20:00 어, 알았다
36:21:00  너 창고 가서 자료 좀 찾아와
36:24:00  - 네 - 최근 3년간
36:26:00 그 원단 관련 서류 있으면 다 챙겨 와
36:28:00 네
36:30:00 이쪽
37:17:00   뭐 하는 거야?
37:19:00 -  저기요 - 네?
37:21:00 그 치마 원단이 리넨이랑 합친 거 같은데 
37:23:00 - 한 번만 만질게요 - 엄마, 어머
37:25:00   변태 새끼
37:26:00 아유, 그게 아니고 잠, 잠시만요
37:28:00  기왕 맞았으니까 한 번 더 만질게요
37:33:00 저 또라이 자식
37:40:00 어? 장그래 씨
37:42:00 당신이 말하는 현장이라는 게
37:45:00 현장에서 변태 짓 하는 겁니까?
37:54:00 아, 피부가 아기 피부처럼 약하지 뭐예요
37:59:00 대체 아이템은 왜 확인 안 하는 겁니까?
38:02:00 아, 지금 보러 가는 중이었어요
38:04:00 그런데 여기 웬일이에요?
38:06:00 세 개 보냈습니다 빨리 확인해 주세요
38:10:00 뭐요, 세 개?
38:11:00  이봐요, 장그래 씨
38:14:00 저 예전에 인턴 실습했던 회사에서는
38:16:00 아이템 하나당 20페이지씩 꽉꽉 눌러 썼어요
38:18:00 그런데 일주일 만에 세 개?
38:20:00 이게 그렇게 만만해요?
38:22:00 확인해 주세요
38:24:00 아하, 나 진짜 이분...
38:26:00 - 이봐요, 장그래 씨 - 부족한 점이 있다면
38:28:00 다시 만들겠습니다
38:34:00  아, 진짜 머리가 나쁘면 팔다리가 고생이다, 이 자식아
38:39:00 어허, 양으로 승부?
38:42:00 어림없다, 이 자식아
38:46:00 40쪽?
38:56:00 42쪽...
39:00:00  기가 막히는구먼
39:02:00 아니, 아이템 기획서가 연애편지야, 독후감이야
39:06:00 53쪽...
39:07:00  에이, 사람들이 그...
39:09:00 그 정신 바짝 차리고 일해야지, 쯧
39:12:00 거 맨날 한눈만 팔고 말이야, 씨
39:14:00 -  에이씨, 진짜 - 네?
39:24:00 - 좀 주물러 드릴까요? - 아, 하지 마!
39:33 이상해, 아주
39:45:00 PT 준비는 잘돼가?
39:47:00 네?
39:49:00 왜?
39:50:00 아니,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으셔서
39:56:00 저희 PT 준비는 현재 어디...
39:57:00  됐어, 팩스 왔다
40:08:00 어 
40:11:00 어, 들어왔어
40:12:00 어, 이제 수출자 코드 받아서 포워딩 업체에 넘기면 돼
40:15:00  그럼 저는 바로 서울 가서 나머지 준비하겠습니다
40:17:00 그래, 서울서 보자
40:23:00 잘된 건가요?
40:24:00 - 그래 - 네
40:25:00 아, 너 정말 진짜 왜 그래?
40:33:00
40:42:00 저 과장님 하나 여쭤볼 게 있는데요
40:47:00 과장님은 사기당해 본 적 있으십니까?
40:52:00 뭐?
40:54:00 도움은 안 되고 걸리적거리고
40:56:00 사기는 떨어뜨리고
40:58:00 네 얘기 하는 거야?
41:05:00 쯧, 네 파트너 말이야, 한석율이
41:09:00 내가 볼 때 그 친구 성취동기가 분명한 부류야
41:13:00 네가 실력이 없으면 그걸 이용해서 자기가 돋보이려고 할 거고
41:17:00 네가 실력이 좋아도 그걸 이용해서 자기가 돋보이게 할 거고
41:22:00 네
41:23:00 성취동기가 강한 사람은 토네이도 같아서
41:26:00 주변을 힘들게 하거나 피해를 주지
41:30:00 하지만 그 중심은 고요하잖아
41:34:00 중심을 차지해
41:43:00  보셨어요?
41:51:00 영업 3팀, 사고 쳐서 왔다면서요 오 과장님하고
41:54:00 아이템은 어때요?
41:55:00 쯧, 아, 회사 일 안 하고 이것만 했어요?
41:58:00 영 분량이 뭐...
41:59:00 어떤가요?
42:01:00 - 뭐... - 다시?
42:03:00 음...
42:05:00 두 번째 아이템으로 하죠
42:08:00 - 확실합니까? - 그래요, 좋습니다
42:10:00 - 그런데 다만... - 그럼 됐군요
42:12:00 네?
42:14:00 아이템 선정은 함께 했습니다
42:16:00 경험 많은 한석율 씨가
42:18:00 저와 함께했다는 이유로 손해 보는 일은 없어야죠
42:21:00 이 아이템에 동의하셨으니 됐습니다
42:24:00 네?
42:25:00 이제 PT 디테일은 제가 만듭니다
42:27:00 제게 유리하도록
42:29:00 과정은 공유하지만 지시는 받지 않겠습니다
42:33:00 약속대로
42:35:00 네?
42:37:00  바둑은 기본적으로 싸움이고 전쟁이다
42:40:00 그리고
42:42:00 다가오면 물러서기도 하고
42:45:00 상생을 도모하기도 하지만
42:47:00 승자와 패자가 분명한 세계다
42:52:00 너 몇 살이냐?
42:56:00 네?
42:57:00  그 세계에서 10년을 넘게 살았었다
43:00:00 패잔병이지만
43:03:00 승부사로 길러진 사람이다
43:06:00 선수를 넘기지 않는 선수다
43:12:00  영업 3팀의 일은 잘 마무리됐다
43:15:00  어
43:16:00 시간 안에 원산지 증명서도 완료해
43:18:00 포워딩 업체, 아 포워딩 업체란
43:21:00 '수출입 물품의 운송을 대행해 주는 업체다'
43:24:00 라고 무역 용어 사전에 나와 있다
43:28:00 그 포워딩 업체에도 보냈고
43:30:00 울산 앞바다에 배도 무사히 띄웠다
43:34:00 그리고 며칠 뒤
43:38:00 그가 왔다
44:15:00  징계 위원회요?
44:16:00 그러게
44:21:00 아니, 추가 비용 좀 발생했다고 징계 위원회...
44:26:00 대체 왜 이러십니까? 
44:28:00 그러게
44:29:00 아, 그, 그런 일로 징계 위원회까지 열리면
44:31:00 대체 몇이나 성합니까? 예?
44:33:00 그거 열리면 빼도 박도 못하고 최소한 감봉에다
44:35:00 웬만하면 좌천인데
44:38:00 아이, 저 짱짱한 대리 애한테
44:40:00 꼭 그렇게 빨간 줄 그어야겠습니까?
44:42:00 아, 그러게 왜 전무님이 깐 아이템을 들이밀어?
44:52:00 전무님 뜻이라는 얘기입니까?
44:59:00 아, 전무님도 나름 당신 생각이 있어서 깐 건데
45:01:00 그걸 너무 잘난 당신이 지적질한 거나 마찬가지잖아, 응?
45:04:00 다시 들이밀었을 때는
45:05:00 괄호 열고 '목숨 걸었습니다' 괄호 닫고 한 거 아니야!
45:08:00 부장님!
45:09:00  아, 그랬으면 애초에 일을 제대로 했어야지
45:10:00 왜 빌미를 드려, 어?
45:16:00  징계 위원회 열지 말지 검토 중이라니까
45:18:00 그렇게 알고 기다려
45:19:00  과장님
45:20:00  나도 좀 알아볼 테니까
45:22:00  일해
45:32:00 - 참, 장그래 - 네
45:34:00 TC 따는 법 익혔으면 뭐, 그냥 TC 좀 따
45:38:00  네
45:43:00 과장님
45:46:00 일해
45:51:00 저, 징계 감수하겠습니다
45:56:00 감수하지 않으면?
46:19:00  연결이 되지 않아...
46:39:00 그쪽 팀 김 대리님인가 징계 위원회 회부된다면서요?
46:44:00  정말이지, 모르는 게 없는 놈이다
46:46:00 모르는 거 없죠?
46:47:00 정보력이 곧 경쟁력이거든요
46:50:00 때려 맞히는 데도 일가견이 있는 놈이다
46:52:00 아이, 때려 맞힌 건 아닌데
46:57:00 제가 독심술 좀 하거든요
46:59:00 특히 여자 마음은
47:02:00 훤히 알죠 
47:05:00  이, 미친놈 
47:16:00  '문화와 무역' 좋아요
47:18:00 타이틀은 바꾸면 되고
47:20:00 어떤 문화권에 살고 있느냐에 따라 필요한 것도 다를 텐데
47:23:00 - 문화가 무역에 영향을... - 아, 그리고 여기
47:25:00 '문화에 갇힌'이 무슨 뜻이죠?
47:28:00 그건 쓰다 보니 그렇게 나온 건데... 
47:32:00 장그래 씨
47:33:00 혹시 우리 PT를
47:35:00 글짓기 대회쯤으로 생각하는 거 아니죠?
47:38:00 이런 멋만 부린 의미 불명의 문장은
47:40:00 마이너스 요소예요
47:44:00 뭐, 그래도 굳이 해석을 하자면
47:47:00 예를 들어
47:49:00 더운 나라 여자들은 화장을 좋아할까요?
47:51:00 아유, 당연히 싫어할 거야
47:52:00 그래서 더운 나라에는 화장품이 안 팔려
47:54:00 이렇게 생각하는 게
47:56:00 문화에 갇힌 사고방식이라는 거죠?
48:00:00  그럼 이런 거예요
48:02:00 PP 섬유라는 게 있습니다
48:03:00 염색성이 나쁘고 내후성, 내열성에 문제가 있어서
48:07:00 일반 의류 소재로는 안 좋죠
48:08:00 그러면 이 섬유는
48:10:00 버릴까요?
48:14:00 응?
48:16:00 생각을 좀 해 봐요, 생각을
48:21:00 - 생각 좀 해 봤어요? - 예
48:23:00  자, 이 섬유는 자체 항균 기능에 열전도도가 낮아요
48:26:00 그럼 어떤 현상?
48:27:00 - 그게 여름... -  따뜻하잖아요
48:28:00 그리고 수분을 흡수하지 않아요 그럼 어떤 현상?
48:32:00 건조가 빠르겠죠 장그래 씨, 집중!
48:34:00 그럼 추운 나라에 팔면 되겠죠
48:36:00 하지만 염색성과 내열성에 문제... 
48:40:00 이게 장그래 씨한테 내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48:45:00 현장의 힘
48:47:00 나라면
48:49:00 겨울이 긴 나라에 내복으로 팔 겁니다
48:51:00 추위라는 문화 환경에 갇힌 사람들에게 말이죠
48:54:00 이게 내가 읽어 낸
48:56:00 그러나 장그래 씨는 아무 생각 없이 쓴
49:00:00 '문화에 갇히다'의 확장입니다
49:04:00 어때요? 나만 믿고 따라오면 되겠죠?
49:22:00  나라면
49:24:00 겨울이 긴 나라에 내복으로 팔 겁니다
49:26:00 추위라는 문화 환경에 갇힌 사람들에게 말이죠
49:30:00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 못 했어
49:33:00  이게 장그래 씨한테 내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49:37:00 현장의 힘
49:39:00  방법이 없겠습니까?
49:45:00 김 대리, 일 잘하는 친구입니다 그거 조 부장도 아시잖습니까?
49:50:00 그리고 이번 일은 뭐 제 책임이 더 큽니다
49:54:00 이 정도 실수는...
50:00:00 예, 알겠습니다, 예
50:03:00 저, 그래도 애 좀 써 주십시오, 부장님
50:06:00 부탁드리겠습니다
50:08:00 예예, 예예
50:22:00 어?
50:24:00 어떻게 됐어?
50:26:00 그나마 말발 되는 게 권 상무인데
50:29:00 러시아 갔단다
50:33:00  오 과장아
50:35:00 그러지 말고 전무 한번 찾아가 봐
50:39:00 -  뭐? -  뭐가?
50:42:00 뭐가 뭐야?
50:44:00 왜 지름길 알면서 돌아가
50:47:00  징계 위원회 그거 전무 말 한마디면
50:50:00 없던 일 되는 거 그거 잘 알잖아
50:52:00  야, 고 과장
50:53:00  전무하고, 그래
50:55:00 두 사람 묵은 감정 아는데
50:57:00 이번만은 네가 자존심 좀 접어 둬라, 좀
51:00:00  전무님하고?
51:02:00  아, 그래, 내버려 둬, 가지 마
51:04:00 까짓것, 뭐 동식이 징계 먹어 봐야
51:07:00 감봉 몇 개월 심해 봐야 공장 좌천
51:11:00 어쨌거나 고과 악영향으로 승진 빠지는 거
51:15:00 뭐, 그것밖에 더 돼?
51:17:00 그래, 네 자존심이 중요하지 까짓 부하 사정이 중요하냐?
51:23:00 네가 할 수 있는데 안 한 건 나만 알고 있으면 되니까
51:27:00 내가 왜 남의 팀 일에 끼어서...
51:29:00 아유, 아유, 뒷골 아유, 아유...
52:00:00  징계 위원회
52:01:00 전무 말 한마디면 없던 일 될 수 있는 거 잘 알잖아
52:06:00 두 사람 묵은 감정 아는데
52:08:00 이번만은 자존심 접어 둬라
52:26:00  장그래 씨, 아니, 과, 과장님 효진테크에서 돌아오셨나?
52:29:00 곧 들어오신대요
52:30:00 그래? 그러면 나 코트라 좀 갔다 올게
52:33:00 네
52:38:00 - 다녀오십시오 -  어
52:42:00 예예
52:47:00  장그래 씨 PT 자료 제출하러 갑시다
52:50:00 접수처 열렸던데
53:08:00  안녕하세요?
53:10:00  장그래, 한석율 조입니다
53:25:00 드디어 내일이네요
53:28:00 예쁘세요
53:34:00 수고하세요
53:38:00  아, 장그래 씨, 생각해 보니까
53:40:00 PT 마무리는 좀 더 섹시하게 끝나는 게 좋은 거 같아요
53:43:00 질문으로 끝내는 거로 수정하죠
53:45:00 -  네? -  응, 뭐?
53:46:00  또 못 알아듣는 표정이다
53:50:00 섹시한 건 뭐다? 평범하지 않다는 거다, 말했었죠?
53:53:00 남들 다 하는 확정적인 확신 말고
53:56:00 의미심장한 질문으로 끝나는 게
53:58:00 좋다는 말을 하고 있는 거예요, 지금
54:02:00 하지만 면접이란 결국 그 사람의 생각을 말하...
54:04:00 그러니까, 그러니까 내 말이 그 말이잖아요
54:08:00 그 질문 자체가 그 사람의 생각까지
54:10:00 유추할 수 있는 질문이어야 한다는 뜻이죠
54:12:00  아이, 답답하네
54:18:00 어떤 질문으로 끝낼지는 생각해 봅시다
54:20:00 '질문의 품격'이라는 책 좀 참고해 봐요
54:26:00  그러죠
54:27:00  책 내용 잘 이해 안 되면 묻고요
54:31:00 -  그러죠 -  그래도 모르겠으면
54:33:00  장그래
54:35:00  과장님, 다녀오셨습니까?
54:45:00 오후 미팅 보고서 정리 아직 안 넘어왔던데?
54:48:00 예?
54:53:00 곧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54:56:00 곧?
54:58:00 어?
55:01:00  PT 준비 때문에!
55:02:00 업무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몇 번을 얘기했어!
55:07:00 죄송합니다
55:56:00 네가 무시당하는 게 자연스러워 보이긴 하는데
56:00:00 그렇다고 맥없이 '네, 네' 하고만 있냐?
56:08:00 속이 없는 거야 의지가 없는 거야
56:14:00 토네이도의 중심에 들어가라고 하셨잖아요
56:18:00 중심은 고요하다면서요
56:23:00 어중간하게 옆에 있다가는 피해를 입으니까
56:26:00 멀리 떨어지지 못하겠으면 차라리 안으로 들어가라는 뜻
56:30:00 아닙니까?
56:34:00 화도 났고 얄미운 사람이기도 하지만
56:38:00 저한테는 한석율 씨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거
56:41:00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56:46:00 자존심과 오기만으로는 넘어설 수 없는 차이라는 건
56:50:00 분명히 존재하니까요
56:54:00 부끄럽지만 일단은
56:58:00 내일은 살아남아야 하니까요
57:53:00  아니, 저, 과장님
57:58:00 전무님 안 계시는데요 방금 그룹 본사 회의 가셨습니다
58:13:00 -  안녕하십니까? - 음
58:33:00 가 보겠습니다
58:43:00 아이, 괘, 괜, 괜찮아? 
58:48:00  예
58:49:00 어허, 좀 잘 좀 보고 다니지 
58:51:00  예
58:53:00 - 보기보다 하체가 부실하구먼 - 아, 예, 하체...
58:56:00 남자는 하체인데 말이야, 어?
58:58:00 그, 하체 운동을 많이 해야 돼, 어
59:00:00  앞으로는 엘리베이터 타지 말고 계단으로 뛰어다녀!
59:31:00 - 장그래 - 네
59:36:00 하나 흘렸네
59:42:00  죄송합니다
59:51:00 소리 내서 연습해 봤어?
59:54:00 네?
59:58:00 발표할 때처럼 소리 내서 연습해 보라고
1:00:03  눈으로만 읽을 때랑 많이 다르니까
1:00:06 긴장하면
1:00:09 호흡이 제멋대로거든
1:00:11 멀리 있는 사람까지 생각해서 소리를 더 크게 내면
1:00:15 숨이 많이 달려
1:00:18 마이크 있다고 안심하지 말고
1:00:20 그게 더 힘들어
1:00:23 스피커로 자기 긴장하는 숨소리까지 들어 봐
1:00:27 더 긴장하지
1:00:32 시간도 재 보면 더 좋고
1:00:48  스피커로 자기 긴장하는 숨소리까지 들어 봐
1:00:52 더 긴장되지
1:00:55 시간도 재 보면 더 좋고
1:01:05 문화란 자유로운 영역에서 벗어난 삶을
1:01:07 풍요롭고 편리하고 관건이 되겠다
1:01:17 어허, 오라 가라야
1:01:19 쯧
1:01:30   네, 전무실입니다
1:01:32 예, 저 영업 3팀의 오 과장입니다
1:01:35 전무님 들어오셨습니까?
1:01:37  네, 오셨다가 막 퇴근하셨습니다
1:01:41 저, 제가 뵙고 싶다는 말씀 전달하셨습니까?
1:01:45  네, 전달했습니다
1:01:47 저, 뭐, 혹시, 그 그 다른 말씀은 없으셨습니까?
1:01:51  네, 없으셨습니다
1:02:14  장그래 씨
1:02:21 무슨 일이에요?
1:02:22 PT 내용을 소리 내서 연습해 보는 게 어때요?
1:02:25 녹음도 하고 시간도 재고
1:02:26 네? 
1:02:28 왜요?
1:02:29 우리 과장님 조언이에요 큰 도움이 된다십니다
1:02:34 됐어요, 나는 또 뭐라고
1:02:38 PT 준비 디테일은 나한테 일임했잖아요
1:02:41 이것도 디테일이에요
1:02:42 발표 내가 하기로 한 거 잊었어요?
1:03:02 해 봅시다
1:03:04  발표 10분 엄격하게 적용된다고 하니
1:03:06 - 길이 확인이라도 하죠 - 그래서
1:03:09 길이 안 맞으면 원고 손대게?
1:03:11 그렇게 못 해요
1:03:13 원고대로 이미 다 외웠다고요 지금 와서 고치면 암기...
1:03:17 암기가 다 엉켜 버릴 거예요
1:03:19 이미 파일 제출해서 슬라이드 수정도 못 해요
1:03:21 야! 발표 네가 안 한다고 멋대로 말하지 마
1:03:25 말조심합시다
1:03:29 문제점 미리 발견되면 좋은 거 아닙니까?
1:03:31 - 우리 과장님이... - 과장님
1:03:33 자기 부하한테 책임 전가하고 있는
1:03:34 - 그 오 과장님? - 뭐라고요?
1:03:37 그딴 일로 왜 징계를 먹어
1:03:39 영업 3팀 끗발이 그거밖에 안 되니까 그런 거란 거
1:03:42 그게 다 당신네 그 오 과장님 때문이란 거
1:03:45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다 알거든?
1:03:47 당신 말 다 했어?
1:03:48 남의 공장 와서 일도 못 하게 먼지 묵은 종이나 뒤적이고
1:03:52 그게 현장을 아는 사람이 할 짓이야
1:03:54 나는 현장 모르는 사람은 상사로 안 쳐
1:04:03 아씨, 피...
1:04:05 말조심하랬지
1:04:07 네가 내 상사에 대해 뭘 알아?
1:04:09 야, 너나 나나 인턴이야 새끼야, 씨
1:04:12  아씨
1:04:14 야, 뭐가 상사야 너 취직이라도 했어?
1:04:17 말 놓지 마, 씨
1:04:19 말 까지 마, 인마
1:04:27  아유, 씨, 이...
1:04:29 일로 와, 일로 와, 일로 와
1:04:33  이씨 
1:04:39 야, 하나도 안 아파
1:04:42 이 새끼... 
1:04:46  덤벼, 덤벼
1:04:47  잠, 잠깐, 잠깐만
1:04:52 - 이씨 - 잠깐만, 문자, 이씨
1:05:01 문자
1:05:18  세상에서 제일 팔기 싫은 놈한테
1:05:30 팔라고?
1:06:21  장그래 씨, 나한테 뭘 팔든 나 절대 안 살 거거든?
1:06:23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자식을...
1:06:26 찾았다
1:06:27  원인터 들어와서 제일 힘든 하루가 되겠네요
1:06:29  잘해 봅시다, 장그래 씨 아니, 잘해 주세요, 장그래 씨
1:06:32  팀별 PT는 공통적으로 10분 발표
1:06:34 5분 질의응답으로 진행하며
1:06:36  장구 팀입니다
1:06:37  아, 우리도 저렇게 아이디어로 승부를 냈어야 했다고
1:06:40  지방대 출신이라 경쟁이 어려...
1:06:42  그 학벌로 우리 회사는 괜찮을 거라고 본 거네?
1:06:46  심사단하고 에너지 싸움에서도 전혀 안 밀려요
1:06:48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06:50  장그래, 한석율 조 발표하세요
1:06:53 -  한석율 씨 -  까먹었어
1:06:57  다음 사람
1:06:58  제가 하겠습니다
1:07:01  저 녀석이...
1:07:02  내가 한석율을 택한 이유를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