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어떤 약산 ha 과 짝염기 a 로 구성된 완충용액

* 본 글은 "BRIC Bio통신원의 연재"에 올려진 동일한 제목의 컨텐츠를 "프로토콜"에서도 소개하기 위해 동일한 내용으로 올렸습니다(클릭시 연재글로 이동).

지난 시간에 우리는 ‘연구실 안전’이라는 주제로, 연구실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 수칙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안전 수칙을 잘 지킨다는 전제 하에, 생명과학 실험에서 꼭 필요한 것이 다양한 용액을 만드는 것입니다(그림 1). 이번 시간에는 ‘용액 만들기’라는 주제로, 생명과학 실험을 할 때 필요한 여러가지 용액을 알아보고, 각각을 만들고 보관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림은 어떤 약산 ha 과 짝염기 a 로 구성된 완충용액

그림 1. 생명과학 실험에 꼭 필요한 것이 다양한 용액을 만드는 것입니다(이미지 출처: Pixabay1)).

생명과학 실험을 할 때 필요한 용액을 얘기하기 앞서, 용액을 만들 때 중요한 물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거의 모든 생명현상은 수용액 상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용액을 만들기 앞서 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연구실에서 접할 수 있는 물의 종류는 크게 4가지 종류가 있습니다(그림 2): 수돗물, 1차 정제수, 2차 정제수, 3차 정제수주1). 수돗물은 다들 아실 것이며, 유기물과 무기물 등이 포함되어 있어 실험에 바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생명과학 실험에는 정제수를 사용하는데, 우선 1차 정제수(distilled water, DW)는 물을 가열시켜 나온 수증기를 다시 냉각시켜(증류) 정제한 물로서, 보통은 세척에 사용하며, 경우에 따라 간단한 실험에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으로 2차 정제수(double-distilled water, DDW)는 1차 정제수를 한번 더 증류한 물입니다. 마지막으로 3차 정제수(deionized distilled water, DIW; 또는 demineralized distilled water, DMW)는 증류뿐만 아니라 이온 교환 수지 등을 이용하여 물에 존재하는 이온을 대부분 제거한 물이며, 대부분의 생명과학 실험에 사용하는 용액은 3차 정제수를 이용하여 만듭니다. 통상 3차 정제수를 만드는 기기는 공동 기기로 있으며, 여기에서 3차 정제수를 전용 용기에 받아서 연구실에 두고 실험에 활용하게 됩니다.

그림은 어떤 약산 ha 과 짝염기 a 로 구성된 완충용액

그림 2. 생명과학 실험에 사용하는 정제수의 종류

생명과학 실험을 할 때 필요한 용액으로는 완충 용액(buffers, 버퍼), 산/염기(acids/bases), 염(salts), 계면활성제(detergents), 배지(culture media) 등이 있습니다. 우선 완충 용액은 약산과 짝염기, 또는 약염기와 짝산으로 이루어진 수용액으로서, 일정한 범위 내에서는 산/염기를 추가하더라도 pH 변화가 미미한 용액을 의미합니다. 생명 현상은 좁은 범위의 pH에서만 잘 일어나기 때문에, 생명과학 실험에는 정말로 다양한 종류의 완충 용액이 활용됩니다. 생명과학 실험에 많이 활용되는 완충 용액을 만들 때 사용되는 약산/짝염기 또는 약염기/짝산의 경우 물에 매우 잘 녹아야 하고, 많은 종류의 물질이나 효소와 상호 작용하지 않고, 염, 온도, 빛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완충 용액의 대표적인 예시로 phosphate-buffered saline(PBS), Tris-buffered saline(TBS), HEPES-buffered saline(HBS) 등이 있습니다. PBS의 경우 monobasic dihydrogen phosphate와 dibasic monohydrogen phosphate의 혼합으로 완충 효과를 보이게 되며, TBS와 HBS의 경우 각각 Tris(Tris(hydroxymethyl)aminomethane), HEPES(4-(2-hydroxyethyl)-1-piperazineethanesulfonic acid)가 양쪽성 물질(zwitterionic compounds)이기 때문에 완충 효과를 보일 수 있습니다. 완충 용액을 만들 때는 약산/짝염기 또는 약염기/짝산을 완전히 녹인 다음, 산/염기(산은 주로 HCl, 염기는 주로 NaOH를 활용합니다.)를 추가하여 원하는 pH를 맞춥니다. 통상 완충 용액을 만들 때는 약산/짝염기 또는 약염기/짝산뿐만 아니라 NaCl 등의 염도 추가하는데, 염이 어느 정도 존재해야 생명 현상이 원활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며, 실제로 체액 내에는 염이 일정 농도로 존재합니다. 그리고 실험에 따라 완충 용액에 SDS(sodium dodecyl sulfate), Tween 20 등의 계면활성제를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세포를 배양할 때 사용되는 배지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연재인 ‘(3) 세포 키우기-1’ 및 ‘(4) 세포 키우기-2’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이제 용액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용질을 용매에 녹이기 앞서 우선 용질의 몰 질량(molar mass)와 만들고자 하는 몰 농도(molarity)를 고려해야 합니다. 몰 질량은 물질 1몰의 질량을 나타내며, 분자의 경우 분자량(molecular weight)과, 이온 결합 화합물의 경우 화학식량(formula weight)과 값이 같으며, 몰 질량의 단위는 통상 g/mol을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몰 농도는 용액의 단위 부피에 포함된 용질의 물질량(몰 수)를 의미하며, 단위는 mol/L(= M)를 사용합니다. 몰 질량과 몰 농도를 알면 필요한 용질의 양을 쉽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용액 A(조성: 20 mM HEPES, 150 mM NaCl (pH 7.2)) 1 L를 만든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러면 HEPES와 NaCl의 몰 질량과, 목표로 하는 몰 농도, 최종 용액 부피를 알기 때문에 필요한 용질 질량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용질 질량 (g)) = (몰 질량 (g/mol)) x (목표 몰 농도 (mol/L)) x (최종 용액 부피 (L))입니다. 필요한 용질의 질량을 측정하여 비커에 넣고, stirring bar를 넣어준 다음, 3차 정제수를 최종 용액 부피의 90% 정도 넣어줍니다. 그 다음 stirring을 하면서 pH를 측정하면서 pH를 맞추고, 마지막으로 비커 안의 용액을 매스실린더로 옮겨서 3차 정제수로 최종 용액 부피 1 L를 맞추면 됩니다(그림 3). 여기서 중요한 것은 최종 용액 부피가 1 L라고 해서 3차 정제수를 처음부터 1 L 채우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최종 용액 부피는 용매 부피와 더불어 용매에 녹아 드는 용질 부피도 고려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비커에 눈금이 있긴 하지만 부정확하기 때문에 반드시 매스실린더를 이용하여 정확한 부피를 맞추도록 합니다.

그림은 어떤 약산 ha 과 짝염기 a 로 구성된 완충용액

그림 3. 용액을 만드는 방법-1. 용질의 몰 질량, 목표로 하는 몰 농도, 최종 용액 부피를 토대로 용질의 질량을 계산하여 비커에 넣습니다. 용매(통상 3차 정제수)를 최종 용액 부피의 90% 정도 넣은 다음, stirring을 하면서 pH를 맞춥니다. 마지막으로 매스실린더에 용액을 넣고 용매로 최종 용액 부피를 맞추면 됩니다.

용액을 만드는 다른 방법도 존재합니다. 바로 stock solution을 사용하는 방법인데, 적은 용량의 용액을 만들 때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목표로 하는 몰 농도보다 5배 이상의 몰 농도를 갖는 stock solution을 미리 만들어 두면, 원하는 용액을 만들 시점에는 용질의 질량을 재지 않아도 원하는 용액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용액 A를 stock solution을 이용해 만들어 보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HEPES, NaCl 각각에 대해 1 M 농도의 stock solution이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Stock 몰 농도와 목표 몰 농도, 최종 용액 부피를 알고 있으므로 필요한 stock 부피를 알 수 있습니다. (필요한 stock 부피 (L)) = (목표 몰 농도 (mol/L))/(stock 몰 농도 (mol/L)) x (최종 용액 부피 (L))입니다. 필요한 stock 부피만큼 stock solution을 비커에 넣고, stirring bar를 넣어준 다음, 3차 정제수를 최종 용액 부피의 90% 정도 넣어줍니다. 그 다음 stirring을 하면서 pH를 측정하면서 pH를 맞추고, 마지막으로 비커 안의 용액을 매스실린더로 옮겨서 3차 정제수로 최종 용액 부피 1 L를 맞추면 됩니다(그림 4). 용질을 직접 이용하여 만드는 방법과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용매를 1 L 넣지 않고, 매스실린더로 정확한 부피를 맞춰야 합니다.

그림은 어떤 약산 ha 과 짝염기 a 로 구성된 완충용액

그림 4. 용액을 만드는 방법-2. Stock 몰 농도, 목표로 하는 몰 농도, 최종 용액 부피를 토대로 필요한 stock 부피를 계산하여 비커에 넣습니다. 용매(통상 3차 정제수)를 최종 용액 부피의 90% 정도 넣은 다음, stirring을 하면서 pH를 맞춥니다. 마지막으로 매스실린더에 용액을 넣고 용매로 최종 용액 부피를 맞추면 됩니다.

용액을 만들 때 고려해야 하는 다른 사항으로는 ‘용액’에는 ‘용질’이 완전히 녹아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용질이 여전히 남아서 침전될 경우 실험에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러기 위해 고려해야 할 개념이 용해도(solubility)인데, 용해도란 일정 온도에서 일정량의 용매에 최대로 녹을 수 있는 용질의 양입니다. 용해도는 온도에 따라 바뀌며, pH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용액을 만들 때는 용해도를 미리 조사하여 용질을 충분히 녹일 만한 조건에서 만들어야 합니다. 이에 더해 용액을 만들 때는 앞서 언급한 stirring bar를 쓰거나, vortexing을 하는 방법 등을 이용해 용질이 균질하게 용액에 녹아 들게 해야 합니다.

오늘은 ‘용액 만들기’라는 주제로 생명과학 실험에서 꼭 필요한 다양한 용액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용액을 만드는 것은 실험의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다음 시간과 그 다음 시간에는 ‘세포 키우기’라는 주제로 찾아 뵙겠습니다.

주1) 통상 ‘증류수’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지만, 증류는 ‘액체를 가열하여 생긴 기체를 냉각하여 다시 액체로 만드는 일’을 의미하므로, 엄밀히 말하면 증류 외의 과정을 추가로 거치는 정제수를 ‘증류수’로 지칭하는 것은 틀린 것입니다.

*참고 문헌
1) Pixabay. https://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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