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께 내가 무슨 죄를 졌기에 가사

당신께 내가 무슨 죄를 졌기에 가사

깊은 생각 없이 불렀던 찬송 가사인데, 지금 보면 어려운 교리를 쉽게 이해되는 말로 표현한 것을 보고 감탄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혼이 은총 입어(495)에서의 ‘초막이나 궁궐이나 내 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하늘나라’를 들 수 있습니다. 언뜻 생각하면, 초막 같은 허름한 집에 살면 불행하고, 궁궐 같은 좋은 집에 살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위 가사는 하늘나라의 행복은 그런 밖의 조건이 아니라, 우리의 내면의 상태와 연관이 있음을 넌지시 보여 줍니다. 즉 이 가사는 어떤 형편에 있든지 내 주 예수 모신 그곳이 하늘나라이자 천국이라는 놀라운 진리를 풀어낸 것입니다(눅 17:21).

그런데 천국을 이렇게 알고 누리는 사람에게, 누가 ‘지금 죽으면 천국  자신이 있느냐?’라고 물으면 혼란이 올 수 있습니다. 이 땅에서도 주님 모시고 살면 경험하는 천국을, 죽은 후에야 갈 수 있는 어떤 곳이라고 전제한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천국의 양면성과 관련된 이 문제는 이 땅에 사는 동안 우리 존재 안에서   예수 모신  영역을 점차적으로 늘려 감으로써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아침에 누린 아래 말씀은 이러한 해결책을 뒷받침하는 성경 근거 중 하나입니다.

믿음을 통하여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의 마음에 거처를 정하시게 하시며( 3:17 )

깊은 생각 없이 성경을 읽으면  내용을  안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그러나  경험에 따르면말씀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냥 읽기보다는 시간을 들여 기도하고 추구해야 합니다 본문은 바울이 에베소교회 성도들에게 이뤄지도록 무릎을 꿇고 기도한 내용이고매우 깊은 부분입니다아래 내용은 제가  본문을 주님 앞에서 묵상하고 추구하여 얻게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우리의 마음에까지 거처를 확대하기 원하시는 그리스도는 부활 후에 (공기 같으신) 생명 주는 이 되신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은 몸의 머리로는 하늘 보좌 우편에 계시지만, 몸의 지체들의 생명으로는 거듭난 성도들의 영 안에 지금 살고 계십니다(고전 15:45, 요 3:6, 행 9:4-5, 골 3:4).

여러분의 마음에사람은 눈과 코가 다르고, 눈과 눈썹도 다릅니다. 또한 사람의 감정과 의지도 각각 다른 영역입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각기 다른 마음(heart)과 생각(mind)을 동의어로 오해합니다. 개역 성경이 생각(누스, 3563)을 여러 곳에서 ‘마음’(카르디아, 2588)으로 번역한 것이 단적인 예입니다. 그러나 아래에서 보겠지만, 마음은 생각보다 더 넓은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누가 마음에 병이 있다고 할 때, 그 사람의 생각이 병든 것 그 이상을 의미합니다. 누구를 가리켜 ‘마음씨가 곱다’라고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마음’(heart)은 과연 무엇인가? 마음을 언급한 성경의 여러 구절들을 종합해 볼 때, 마음은 우리의 혼을 구성하는 세 요소인 생각감정의지에 영의 한 부분인 양심이 더해진 개념입니다(히 4:12, 마 9:4, 창 6:5, 행 11:23, 요 16:2, 6, 고전 4:5, 히 10:22). 성경에서 마음과 유사한 개념으로는 ‘속부분들’(원문의 의미는 ‘내장’ 임)이 있습니다(몬 7, 12, 20, 빌 1:8, 2:1, 골 3:12).

거처를 정하시게 하시며저는 학창 시절에 친척집에서 더부살이를 많이 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네 자녀와 긴 방 하나에 세 들어 사는 어머니 고향 동생분 댁에서 윗목의 장롱을 조금 띄워 만든 공간에서 지냈습니다. 대학 다닐 때부터 결혼 전까지 약 10년은 막내 작은 아버님 댁에서, 그사이에 잠시는 단칸방에 사는 이모 댁으로 옮겨서 함께 지내기도 했습니다. 고마운 분들 덕에 ‘거처를 함께 하는 것’을 조금 경험한 셈입니다.

그런데 위 본문은 그 정도가 아니라, 한 존재가 다른 존재 안에 들어와 함께 지내는 것을 가리킵니다. 좀 더 정확히는 지금 우리 영 안에 거주하시는 주님께서 그분의 생각, 감정, 의지를 가지고 우리의 생각, 감정, 의지 안으로까지 거처를 확대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 안에 있었던 생각을 품으십시오’, ‘우리는 그리스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빌 2:5, 고전 2:16). ‘너의 원수를 미워하라는 말씀을 들었지만, 나는 여러분의 원수를 사랑하라고 말합니다’(마 5:43-44). ‘누가 억지로  밀리온을 가고자 하거든, 그 사람과  밀리온을 동행하십시오’(마 5:41)라는 말씀들은 주님께서 우리의 혼에까지 거처를 확대하셔야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자기 생각과 뜻(의지)과 감정을 부인하고 주님의 생각과 뜻과 감정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은 잠시는 고통이지만, 결국에는 이 땅에서도 천국의 실재인 의와 화평과 기쁨을 맛보게 합니다(롬 14:17). 그야말로 주님을 우리 마음에 모시니 그 어디나 하늘나라입니다. 사는 동안 이렇게 천국의 실재를 사는 사람이 바로 주님이 말씀하신 아버지 뜻대로 행하는 사람이고, 여분의 기름을 예비한 다섯 처녀들로서 천국의 혼인 잔치에 들어갈 자격을 갖게 될 것입니다(마 7:21, 25:10). 죽으면 그냥 천국 가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우리 마음이 강퍅하여 많은  동안 당신을 우리의  안에만 계시게 했습니다

이제 당신께 마음을 열어 드립니다우리 존재 안에서 당신의 거처를  확대하여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