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춤을 추고 계실까요 광고

아리랑극단 30주년 기념작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 관람하고 왔습니다!

오늘의 자랑은 이걸로 하기로 했습니다.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극단 아리랑이 상연한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데
구로역에서 구로아트밸리까지 걸어왔습니다.

건물 곳곳에 이렇게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 포스터가 보이더라고요.

이날 가져간 카메라 플래시가 왜인지 고장이 나버려서ㅠㅠㅠ
사진 밝기가 만족스럽질 않습니다.

구로아트밸리는 구로구의회 바로 옆에 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자 매표소가 있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상영관 입구가 제일 먼저 보이고,
그 우측에 매표소와 물품보관소가 있어요.

2층으로 오르면 보이는 포스터!
사실 저는 이 포스터가 너무 좋았어요
색감이 너무 예쁘지 않습니까.
게다가 일러스트 화풍으로 리터칭한 것도 너무 예뻐요!

오늘의 캐스팅!
주요 주연은 더블 캐스팅을 했던데,
오늘 민 박사 역은 고동업 배우님이,
윤 간호사 역은 윤혜영 배우님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이겈ㅋㅋㅋ포스팅 쓰느라
아리랑극단의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를 검색하다 주웠는데
오늘의 캐스트 그대로네요!
가운데는 조만득 역을 해 주신 주연배우 한동규 님이십니다.
연기력이 정말 어우 엄청났는데 조금 후에 계속 얘기하기로 하고요.-

한쪽에 이렇게
구로아트밸리에서 진행하는 공연들의 팜플렛과,
현재 진행중인 공연의 포스터가 큼지막하게 있습니다.

포스터가 이뻐서
계속 찍고 있는 공연 관련 출판물들...^^
깊어가는 가을!
30년 전통 극단 아리랑의 명품연극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카피 내용 하나도 틀린 것 없다고 말씀드리면 좋은 설명이 될 텐데요.

참, 그 옆에선 프로그램북을 팔더라고요!
흐흑 저는 공연에 오면 프로그램북을 꼭 삽니다.
제가 최근에 희곡 보는 걸 좋아하기 시작했습니다.
고등학생 때만 해도 희곡이 미완성된 듯한 느낌이 싫었는데,
연극을 몇 번 보고 나니 그 완결되지 않고, 각각의 연기로 채워지는 것이 매력이더군요.

때문에 각 극단, 각 공연마다의 특색이 있는데
그것들을 좀더 깊이 있게 알게 해 주는 게 바로 저런 장치들인 것 같아요.

예쁜 프로그램북 자랑^ㅇ^
안에는 극단 소개와 연출가 인터뷰, 캐스트 소개가 있습니다.
핵심 주조연 (조만득 역, 민 박사 역, 윤 간호사 역) 외에는 다역을 하시더군요!
너무 다재다능하게 휙휙 바뀌는 모습들에 놀랐습니다.
연기는 참 대단한 것 같아요.

그 옆에는 포토존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우선은 공연 시작 시간이 되어서 설레는 맘으로 들어갔어요!

으아ㅠ 흔들려버렸네요!
왜 이게 저장이 안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연극 중간에는 촬영을 할 수 없어서 공연장 분위기만이라도 공유하고 싶었는데 참 ㅠㅠㅠ

연극은 100분 동안 쉬는시간 없이 진행되었는데요,
다행히 제가 갔을 때 매너 좋은 관객분들만 계셔서인지 아주 즐거운 관람이었습니다.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라는 이름 때문에
아무래도 다들 코미디 장르인가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는 소설가 이청준의 작품 <조만득씨>를 각색한 것으로,
"한국 자본주의의 모순 속에서 희생되어 가는 한 남자의 비극"을 보여줍니다.

한동규 배우님이 연기하시는 데 울컥할 정도였어요ㅠ

조만득은 서울 변두리 작은 이발소의 이발사입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노모와 돈을 내놓으라 찾아오는 망나니 동생,
그리고 아내와 살고 있는데요,
이 아내는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바람이 나게 되고
그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만득 씨는 정신분열증과 과대망상을 앓게 됩니다.
그건 바로 자신이 회장님이라고 믿는 거였는데요,
아마 돈 때문에 이 모든 비극이 생겼다고 생각해서였던 것 같아요ㅠ
정신병원에 입원해서 환자와 간호사에게 백지수표를 발행하는 조만득 씨.
의사인 민 박사는 당연히 그것을 치료하려 합니다.
하지만 우습지만 그 모습은 행복해 보였어요.

그가 치료되어 현실로 돌아가면 행복했을까요?
결국 조만득 씨는 현실로 되돌아가지만, 행복해졌을까요?
저는 이 말은 더 안 하려 합니다. 그래야 이 좋은 연극을 궁금해하실 것 같거든요.

연출가 김명곤씨는 문화계의 팔방미인이십니다.
한국 자본주의의 모순 속에서 희생되어가는 한 남자를 그려내기 위해,
아주 표현주의적인 방법을 사용했어요.
환상과 현실의 연출이 좋았습니다^^
아 자랑 더 하고 싶다.

배우들의 집단연기, 재즈댄스, 컴퓨터음악, 춤을 적극 활용할 뿐만 아니라
비명, 절규와 같은 사람의 소리를 적재적소에 배치했더라고요.
조만득씨와, 그 외의 환자들이 느끼는 괴로움이
이성적으로 계산되는 게 아니라
직관적으로 느껴지도록 감각적인 연출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