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당신을 뽑아야 하는가 탈락

신입사원 면접 / 면접관 심리 / 취업 시즌 / 면접 잘하는 법 / 신입사원 자세 / 신입사원 테스트 / 일개미의 반란 / 이력서 핵심

대기업 면접관이 들려주는 신입사원 실전 면접 비법[종합]

<연재 순서>

Ⅰ. 에피소드
Ⅱ. 신입사원 합격자가 말하는 내가 합격한 이유는?
Ⅲ. 서류합격 후 면접까지 회사에서는 무슨 일이 있나?
Ⅳ. 면접 어떻게 볼 것인가?
Ⅴ. 이제 합격보다 더 어려운 생존의 길에 들어섰다(연재 끝) 

‘88만원 세대’라는 말의 유례(성공회대 우석훈 교수가 처음 사용)는 2007년 8월 경제활동 부가조사 결과 비정규직 임금이 월평균 119만원이었는데, 전체 임금대비 20대의 임금비율인 74% 곱하니까 나온 금액이 88만원으로‘20대 비정규직 평균임금은 88만원’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그러나 ‘20대 비정규직’의 평균임금이 88만원은 아니다. 통계청 조사결과 2009년 비정규직 평균임금은 120만 2천원이며, 20대 비정규직은 대략 115만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엎어치나 매치나, 88만원이나 115만원이나, 20대 취업준비생들은 스스로를 ‘88만원 세대’(정확한 발음은 8C8세대)라고 말한다. 취업시즌도 막바지에 달한 지금, 필자는 대기업에서 10여 년 면접관 경험을 바탕으로 원하는 회사에 취업하고 싶어하는 후배들에게 몇마디 조언을 연재로 들려주려고 한다. 하지만 답답한 마음도 있다. ‘신입사원 면접 실전 비법’을 얘기해 준다고 해서 취업할 수 있는 자리가 늘어나는 것도 아닌 ‘제로섬 게임’에 이런 글이 우리 사회의 발전에 어떤 도움이 될까 하는 회의도 들지만,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먹는다.’라는 말처럼 부지런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합격의 영광을 얻는데 작은 도움이나마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쓴다.      

왜 당신을 뽑아야 하는가 탈락

(현대산업개발 신입사원 교육 중 저녁식사 모습. "아유! 부럽워")

Ⅰ. 에피소드

듣는 사람은 재미있겠지만 사실은 슬픈 이야기로 시작하겠다.

Episode1.
면접을 보려고 기다리는 키는 190cm가 넘고, 몸무게는 100kg에 가까운 면접생이 들어왔다. 손을 다소곳이 모으고 있는데 주먹이 내 얼굴 만했다. 긴장을 해서인지 굳은 표정이 무섭게 느껴졌다. ‘이 친구 뽑아서 일하다가 꾸지람이라도 할라치면 한 대 맞을 것 같다.’라는 느낌이 든다. 조심스럽게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A군이 여러 회사 면접에서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았다. 몇 마디 들어보니 A군은 선량하고 착한 친구라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A군은 면접에서 떨어졌다. 불합격 통지가 나간지 며칠 후 전화가 왔다. 불합격된 것에 대해서는 이의는 없는데 어떻게 하면 면접을 잘 볼 수 있는지 조언을 부탁했다. 나의 느낌을 얘기해줬다. “당신은 외모 때문에 첫인상에서 점수를 깍인다. 몸을 최대한 움츠리고 착한 얼굴을 하고 손은 책상 밑으로 내리고 최대한 착하게 얘기해라.”이런 얘기를 했던 것 같다. 몇 달 후 A군에게 전화가 왔다. 영업직이으로 “ H 대기업에 입사했다.”하고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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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2.
여자면접생이 들어왔는데 외모가 수수한 사람이었다. 보통 여자면접생은 흰색브라우스에 검정색계열 자켓을 입고 면접에 많이 오는데 참 예쁘다. 수수한 외모의 B양은 웬지 어두운 표정이었다. 가족관계를 보니 아버지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것으로 적혀 있었다. 질문을 해보니 중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이었다. 긴 세월 아픔이 많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도와주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질문 중에 “지금까지 살면서 힘들었던 일을 얘기해보라.”고 했다. B양은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살아오면서 힘들었던 얘기를 꺼내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면접관도 사람인지라 어찌 슬프지 않겠나? 애써 슬픈 마음을 누르고 면접을 마쳤다. 물론 B양도 면접에서 떨어졌다. 면접관 입장에서는 이 사람을 뽑으면 ‘마음 아플 일이 많을 것" 같은 부담이 생긴다. 오히려 이런 배경이 있는 사람일수록 좀 더 밝게, 보다 성숙하게 보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pisode3.
국내 유수의 대학을 나온 P군의 경우다. 이력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버지는 초등학교졸, 50대인 아버지와 어머니는 현재 무직이고, P군은 외동아들이다. 자기소개서에는 가난 때문에 어려운 학창시절을 보냈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면접관은 가족관계의 특이한 이력을 중심으로 질문을 이어갔고, 면접을 마쳤을 즈음 이 사람의 강점이 뭔지 하나도 들을 수 없었다. 며칠 후 2차 면접을 1:1로 보게 되었다. 편한 분위기에서 얘기를 나눈 결과 한학을 하는 할아버지 밑에서 아버지가 한학을 하셨다는 사실과 아버지가 최근에 정년퇴직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비록 어려운 가정환경이었지만, 적극적인 성격과 꿈이 큰 젊은이였다. 그러나 면접관의 점수를 합산한 결과 근소한 차로 탈락했다. 면접을 보면서 굳이 회사에서 증빙을 요구하지 않는 아버지 학력을 초졸로 쓰고, 온가족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상황을 표시할 필요가 있었나 싶었다.

Episode4.
국내 유수의 대학을 나온 예쁘고 아담한 외모의 J양의 경우다. 면접장에 들어서는 J양은 참 예뻤다. 목소리도 곱고 예절바르고, 공무원인 아버지를 둔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이었다. 학점도 매우 좋고, 인성도 바르게 보이고, 면접태도도 좋고, 직장생활의 의지도 높아보였다. 그런데 웬지 모르게 마음이 딱 가지 않았다. 면접을 끝내고 면접관 토의를 하는데, J양의 옆얼굴을 보는 위치에 있던 여성면접관이 저 친구는 “온통 성형이네요.”라고 말했다. 다른 면접관도 “코를 많이 높혔다.”는 말을 했다. 정면에 있던 나는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한 부분을 본 것이다. 그제서야 면접을 하면서 J양을 보면서 드는 불편한 느낌의 원인을 알게 된 것이다. 아름다움 외모를 위해 남자든 여자든 성형을 하는 것이 큰 흠은 아니지만 생각해 볼 대목이다.

Episode5.         
잘 생긴 외모의 L군의 경우다. L군은 간단히 입사지원 동기를 말하라고 하자. 예를 들어, 필자의 저서인 《일개미의 반란》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면접관 중에 공교롭게 예를 든 책의 저자가 앉아 있었다. 면접관은 《일개미의 반란》의 어느 부분에 대한 질문과 저자가 누구냐고 물었다. L 군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럴수도 있지 하고 넘어갔다. 다음으로 “이력서에 취미가 등산이라고 되어 있는데, 어떤 산을 가봤냐?”고 물었다. L군은 ‘관악산’, ‘도봉산’ 두 곳을 얘기하고 더 이상 산이름을 대지 못했다. 면접용 멘트였다고 이해하고, “등산 말고 다른 취미는 없느냐.”고 물었다. “영화를 좋아한다.”고 했다. 나는 최근에 본 영화를 말해보라고 했다. L군은 ‘닌자어세씬’을 봤다고 했다. 나는 이 영화를 못봤기 때문에 다른 영화 얘기해 보라고 했다. L군은 최근에 취업준비 하느라 영화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참고로 나는 매주 영화를 본다) 물론 L군은 ‘면접관 전원일치 탈락’이었다. 면접을 준비하는 면접생 입장에서 자기를 포장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얄팍한 면접 준비는 기업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신뢰성’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왜 당신을 뽑아야 하는가 탈락
 

위 5가지 에피소드는 필자가 올해 면접에서 만난 면접생들의 리얼스토리다.      

Ⅱ. 신입사원 합격자가 말하는 내가 합격한 이유는?

필자는 신입사원 예절교육을 강의하는 걸 좋아한다. 강의에 대한 반응이 좋고, 강의준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좋은 건 이들에게 내가 해주는 얘기는 평생토록 잊지 못할 교훈이 되기 때문에 영광스러운 일이다.

내가 신입사원 특강을 할 때 꼭 묻는 질문이 있다. 왜 회사에서 여러분을 뽑은 것 같냐고 묻는다. 그리고 교육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답변을 하게 만든다. 이들의 답변이다.

왜 당신을 뽑아야 하는가 탈락

“성실한 이미지에 점수를 준 것 같다.”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데 높은 점수를 준 것 같다.”

“타인에 대한 배려심에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직장생활을 할 사람으로 본 것 같다.”

“노력파라는데 점수를 준 것 같다.”

“학교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한 부분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

“창의적인 의견을 낸 것에 높은 점수를 준 것 같다.”

“꿈과 비전이 회사에 맞다고 생각한 것 같다.”

대부분 답변을 정리하면 8가지로 정리된다.

많은 신입사원을 만나봤지만, 영어를 잘해서, 학점이 좋아서, 회사에 대한 이해가 높아서, 프리젠테이션을 잘해서와 같은 능력이 뛰어나서라는 답은 아예 없었다.(물론, 자기 입으로 말하기 뭣해서 그랬을지 모르지만)

왜, 신입사원은 자기가 면접을 통과하여 합격하게 된 이유를 능력이 아닌 자세와 태도였다고 말할까? 이유는 아주 단순하고 명확하다. 면접에 왔다는 것은 서류에서 이미 걸러진 사람이라는 거다. 학교로 거르면 sky 든, 서울 상위권이든, in 서울이든, 수도권이든, 전국에 있는 모든 대학이든 이미 회사가 내부적으로 가진 기준을 통과한 것이다. 여기에 학점으로 자른다면 3.0 이상이면 된다든가 하는 기준을 통과한 것이다. 외국어 능력도 토익 900점이든 어떤 기준을 통과한 것이다. 한마디로 서류를 통과하고 면접에 왔다는 것은 이미 스팩(Spec) 정리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능력인데, 도대체 이제 갖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이 능력이 뛰어나면 얼마나 뛰어나고, 능력의 차이가 나면 얼마나 차이가 나겠는가? 정리하면, 학교 기준에 미달되고, 영어 점수 미달되고, 학점 미달되고, 자기소개서 엉망으로 쓰는 사람은 이미 정리된 상태로 보면 된다. 뽑을 스팩이 아닌 사람에게 면접교통비 주고 싶어 면접 보는 회사는 단 한곳도 없다.

그렇다면 스팩 다음에 능력인데, 통상하는 20~30분 구술 면접을 통해서는 그 사람의 능력을 검증하기 어렵다. 그리고 대졸자들의 능력이라는 게 회사에 와서 써 먹을 수 있는 능력이 별로 없다. 대학에서 레포트 잘 쓰는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실력은 회사에서 아무 짝에도 필요 없다.(물론 기본은 되있어야겠지만) 전공에 대한 지식은 아다시피 우리나라 대학교육에서 배운 지식이 기업에 도움이 안 된다고 산학협력이 중요하다고 할 만큼 현장에서 적용하는데 거리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이 신입사원의 초기 업무능력에 큰 기대감이 없다는 사실이다. 역사가 20~30년 이상된 중견회사는 이미 탄탄한 영업망과 조직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중견회사나 대기업은 아니니까. 신입사원의 능력에 기대서 성과를 내야하는 회사라면 걱정되는 회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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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으로 참가하는 중간관리자나 임원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을까 생각해 보자. 물론 이 사람들은 이미 많은 신입사원을 데리고 일을 했지 않겠는가? 마음에 드는 신입사원이 있고, 마음에 안 들어 내보낸 신입사원이 있을 거다. 그래서 신입사원을 보는 눈이 있는 거다. 신빙성 있는 통계자료를 제시하자면, 2006년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선배사원들이 신입사원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가 있다. 선배사원들은 예절, 성실성 등 기본인성(5점 기준, 중요성 4.14 / 만족도 3.34), 주인의식, 도전정신 등 적극성(5점 기준, 중요성 4.09 / 만족도 3.25), 협동성, 타인배려 등 팀워크(5점 기준, 중요성 4.07 / 만족도 3.34)를 중요하다고 보고 있으나, 신입사원들에게 이 부분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컴퓨터 활용능력(5점 기준, 중요성 3.70 / 만족도 3.41), 외국어 능력(5점 기준, 중요성 3.41 / 만족도 3.25), 전공분야 전문지식(5점 기준, 중요성 3.79 / 만족도 3.34)등은 중요성은 높지 않은데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면접관이 신입사원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기본인성, 적극성, 팀워크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면 면접관이 면접에서 학점이나, 능력, 대인관계를 묻는 것에 어떻게 답변해야 할까? 질문의 의도는 표면적으로 묻는 그 사항을 알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보면서 답변과정에서의 기본인성, 적극성, 타인에 대한 배려심 등을 유심히 살핀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

 Ⅲ. 서류합격 후 면접까지 회사에서는 무슨 일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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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방식은 크게 두가지다. 대규모 공채와 수시채용인데, 대규모 공채는 주로 대기업이 1년에 1~2회 정기적으로 채용하는 방식이고, 수시채용은 말 그대로 필요한 때 채용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차이를 말한다면 대규모 공채는 인사담당부서에서 서류심사를 하고, 수시채용은 인원충원이 필요한 현업부서(영업팀, 기획팀, 마케팅팀 등으로 표현)에서 서류심사를 한다. 대부분 기업이 온라인 접수를 하기 때문에 경쟁률이 엄청나다. 매년 800명 정도를 대규모 공채로 뽑는 어느 회사는 입사지원자가 3만 명에 달한 적이 있다. 박사학위소지자 300명, 공인회계사와 변호사 자격자가 50명, 석사 이상 2,500명,  SKY 1,500명 정도였다고 한다. 서류심사에서 최우선적으로 탈락시킨 사람은 박사학위소지자와 공인회계사, 변호사였다. 올해는 연초에 경기가 안 좋다보니 신입사원 채용이 적었고, 그러다보니 회사마다 창사 이례 최대의 경쟁률을 돌파한 회사가 많았다. 회사는 스팩 좋은 인력이 많이 지원했다고 어깨가 으쓱했던 모양인데, 그리 선호하던 회사도 아니었는데 엄청난 경쟁률에, 서류심사도 탈락한 입사지원자의 참담한 심정은 어찌말로 할 수 있으랴?

필자는 수시채용 서류심사를 할 기회가 많았다. 2 ~ 3명 채용을 하는데 300여명의 이력서가 정리된 검정색 바인더 3개를 인사팀에서 전해준다. 대략 1주일 정도 시간을 주고 10여 명을 추려내는데(표현이 좀 그런데 정확한 표현이다) 인사팀으로부터 몇 차례 독촉을 받은 후에 바인더에 노란색 포스트잍을 붙여서 면접 대상자를 정해준다. 300명 중 10여 명을 골라내는데 3~4시간 정도면 골라낼 수 있다 한 사람당 1분이다.(참으로 마음 아픈 현실이다)  현업에서 업무가 많아 바인더 당 100명 씩 있는 입사지원서를 볼 여유가 없다. 마감기한이 임박해서야 회사가 뽑는 사람의 기준(정확히 얘기하면 스팩)에 맞는 사람을 추려 낸다. 냉정하게 표현하면 학교(전공 포함), 나이가 중요한 기준이고, 학점이나 토익점수는 보지 않았던 것 같다. 출신 학교는 편입여부, 분교 등을 기가 막히게 찾아낸다. 요즘 대기업은 대부분의 회사가 ‘출신 학교’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홍보하고 있다. 대부분 우리나라에서는 엄청 큰 회사이자 대졸자가 가장 선호하는 회사 30개 안에 들어가는 회사들이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그 회사에 입사한 신입사원은 항상 어느 어느 대학 출신들이다. 이 결과를 가지고 ‘출신 학교’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역시나 ‘어느 어느 대학 출신’을 뽑게 되더라는 얘기는 좀 궁색해 보인다. 여기서 궁금한 게 있을 것이다.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인데, 내가 아는 한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정도에서 서류와 면접을 분리하는 경우에는 서류면접 시 ‘자기소개서’는 별 고려사항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즉, 서류심사는 스팩심사다. (다음 연재에서 설명하겠지만, 자기소개서는 면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입사지원자는 서류접수 후 서류합격 통보를 받으면 면접 준비를 위해 온 신경을 곤두세울텐데 회사에서는 어떤 일이 있을까? 결론은 아무 일도 없다. 면접으로 최종합격자를 선발하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회사는 그렇다. 웅진, 태평양 등 몇몇 대기업은 합숙 면접이나 3~4차례의 정밀 면접을 실시하는 곳이 있으나 소위 규모가 큰 10대 기업이나 대부분의 기업은 서류와 면접으로 최종합격자를 결정한다. 면접심사는 대규모 공채인 경우는 임원급 이상에서 사장님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수시채용인 경우는 임원급과 부서장급이 참여한다. 대규모 공채든, 수시채용이든 면접에 참여하는 면접관은 소위 면접 준비를 하지 않는다. 솔직히 말하면 준비할 시간이 없다. 아마 면접관에게 주어지는 면접자 대장과 면접자 관련 서류를 면접장에서 처음 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요즘 기업에서 임원이나 부서장은 많은 업무를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한가하게(?. 물론 신입사원 채용은 회사에서 중요한 일이지만) 면접자 프로필을 보고 면접 준비를 할 틈이 없다. 인사팀에서도 면접 당일 오전이 돼서야 면접관련 서류를 준다. 물론 이 분들의 경험과 연륜은 이러한 과정에서 면접관으로 참여해도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잘 뽑아낸다.

이제 면접장에서 입사지원자와 면접관이 만난다. 이미 통과된 스팩에 기반해서 철저한 준비를 하고 면접장에 나온 입사지원자와 사전 준비 없이 인사팀이 전해준 면접자 대장과 면접자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처음으로 읽으면서 경험과 연륜으로 회사가 필요로 하는 최적의 인재를 뽑아내는 입사지원자와 면접관의 전투가 이제 시작된다. 한번 해볼만 할 것 같지 않는가? 이 전투에서 승리하려면 어떻게 면접을 준비하고 임해야 할까? 계속 살펴보자.

Ⅳ. 면접 어떻게 볼 것인가?

당신은 이제 준비가 덜 된 면접관과 맞짱 뜰 준비는 되었나?

면접관하고 맞짱뜨면 떨어진다. (더이상 쓰지 않겠다)

면접은 자기를 구매자인 면접관에게 파는거다. 

기업이 필요하니까 프로포졸을 한 당신을 불러서 면접장에 앉혀 놓고 이리저리 살펴보는 거다. 시장에서 물건살때 사려는 사람은 정말 묻고 싶은 것은 돌려서 묻는 거 알거다. 즉, 면접관이 묻는 질문에만 충실히 답을 해서는 안되고, 면접관이 '당신을 구매'하는데 있어 '구매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 그 무엇'을 잘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다. 옛말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말이 있다. 당연하다. 보기 좋아야 한다. 기본이다. 다음은 당신을 사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Tip) 면접 대비 서적 보지 마라. 책을 보고 준비하려면 세일즈 관련 서적을 읽어라. 면접은 회사가 당신을 사게 만드는 세일즈다. 

면접관이 "왜 우리 회사가 당신을 뽑아야 되는지 얘기해 보라."고 한다면 당신은 떨어진거다. 시장에서 주인한테 "내가 왜 이걸 사야하는지 얘기해 보라."고 하는거나 다를 게 없다. 모든 지원자에게 이 질문을 하지 않는다. 답답해서 다음에 다른 회사 면접 때라도 제대로 답변하라는 면접관의 배려다.

왜 당신을 뽑아야 하는가 탈락

(설마 당신이 위와 같이 얘기하는데, 당신이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받아드려 줄 회사가 있을까?)

당신의 불합격 운명은 이미 결정돼 있다.

나는 면접당일 인사팀으로부터 면접자대장과 프로필, 자기소개서를 아침에 받아 읽지도 못한 상태에서 면접장에 들어간다. 회사의 미래를 담당할 신입사원인데 이런 상태를 보완하는 장치가 있다. 면접전 수첩에 이런 사람은 뽑지 않는다를 적어 놓는다.

1) 윤리의식이 없어 보이는 지원자

2) 자신감이 없어 보이는 지원자

3) 버릇이 없어 보이는 지원자

4) 가정환경이 불우해 보이는 지원자(특별한 이유없이 일찍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살아온 지원자 등)

5) 이기적으로 보이는 지원자

왜 당신을 뽑아야 하는가 탈락

(레인맨은 지적능력은 매우 탁월하지만, 감성능력은 제로인 자폐인이다)

이런 유형에 들어가는 사람에 대해서는 간단한 질문만 한다. 구매할 의사가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나의 기준이고, 다른 면접관은 다를 수 있지만, 이런 성향은 기업문화와 관계가 있다. 그 기업이 원하는 않는 유형이 있다는 거다. 반듯한 삼성은 거칠어 보이는 사람 싫어할 것이고, 친애의 현대는 너무 잘난척 하는 사람 싫어할 것이고, 인화의 LG는 독선적으로 보이는 사람 싫어할 것이고, 창의의 SK는 답답해 보이는 사람 싫어할 것이다. 그 회사의 기업문화를 이해하면 면접관이 어떤 사람을 원하지 않는지 파악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Tip) 아무리 취직이 급해도 자기에게 맞지 않는 회사는 지원하지 않는게 좋다.

왜 당신을 뽑아야 하는가 탈락

(현대의 조직문화를 보여주는 한 장면)

자기소개서는 책임질 수 있는 얘기를 써라.

면접관의 질문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서 출발한다. 특히, 자기소개서를 쓱 읽어보면서 관련된 질문을 하게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취미가 등산이라고 되어 있는데, 어떤 산을 가봤나요?" "관악산" "북한사"(침묵) (연재1에서) "취직 준비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못갔다."라고 한다면 당신은 그 사람에게 신뢰가 가겠는가?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장점, 능력, 취미를 적었다면 면접에서 그것이 확실하다는 것을 말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거짓말로 적어 놓고, 예상 질문과 답변을 준비하는 건 무의미하다. 당신은 면접관에 대해 아는게 없는데 어떤 질문을 할지 어떻게 아는가? 진실에 기반한 확실한 것을 적어라.

(Tip) 취미나 특기에 등산, 독서, 영화감상 이런 평범하고 이 분야에 전문가 일 수 있는 면접관의 깊은 질문이 들어올 내용은 쓰지마라. 

모든 답변은 자기의 장점과 강점을 드러내는 답변이어야 한다.

입사지원자 중 면접관의 질문에 충실한 답변을 해서 떨어지는 사람이 매우 많다. 면접관의 질문의 행간을 못 읽은거다. 면접관은 어떠한 질문을 하는 건 그것을 통해 '구매결정'의 근거를 얻으려는 거다. 그런데 면접관이 질문에 그 자체만 답변하고나면 면접이 끝날때쯤 자기의 장점과 강점을 제대로 얘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면접관이 "왜 우리 회사가 당신을 뽑아야 하죠?"라고 묻는다. 탈락이다. 당신의 답변은 모두가 면접관의 '구매결정'을 이끌어 내는 답변이어야 한다. 답변마다 왜 회사가 당신을 뽑아야 하는지가 묻어있어야 하는거다. 이런 경우도 있다. 노래를 해보라거나, 개인기를 보여보라든가, 춤을 춰보라고 하는 괴팍한 사람도 있다. 이런 질문의 목적은 하나다. '당신의 위기관리 능력과 순발력을 보려는 거다.' 노래 잘하는 사람, 춤 잘추는 사람, 개인기 많은 사람이 회사에 왜 필요한가? 만에 당신이 노래나 춤이나 개인기가 훌륭하다면 잘해라. 하지만, 보통 수준이라면 짧게 보여주고 나서 그것을 커버할 당신의 강점을 어필하거나, 아주 못하는 수준이라면 정중히 하지 않겠다고 하고 당신의 강점을 드러내는 어떤 말을 해라. 면접은 1등을 뽑는 것이므로, 1등이 아닌 평점한 것이나 못하는 것을 귀한 시간에 보여 줄 필요는 없다.

(Tip) 노래나 춤에 소질이 있다면 전문가 수준으로 완벽하게 준비하되, 짧게 해라.

왜 당신을 뽑아야 하는가 탈락

(면접에서 위기관리 대처능력과 순발력 테스트는 매우 중요한 테마다)

만연체로 말하지 마라. 두괄식으로 말해라.

지원자 중에 답변을 질질 늘여서 하거나 결론이 맨 뒤에 있는 미괄식으로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 면접관이 당신 얘기를 들으면서 귀를 후비거나, 콧털을 뽑는다면 당신은 탈락이다. 면접자들이 이해할 것이 있다. 직장 다니는 사람, 특히 면접관처럼 높은 직급에 있는 사람들이 익숙한 말하는 법이 있다. 바로 두괄식이다. 결론을 먼저 말하고, 그것을 간략하게 설명하는 방법이다. 직장에서 높은 직급에 있어서 보고를 주로 받는 사람은 미괄식을 제일 싫어한다. 직장에서의 보고는 무조건 두괄식이다. 결론부터 말하고 설명해라. 그리고 면접관이 흥미가 없거나 지루해 보이면 거기서 끊어라. 미괄식으로 얘기하면 결론을 말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기가 답변을 끊을 수가 없다. 

(Tip) 답변은 무조건 두괄식이다. 결론부터 말하고 설명해라.

신뢰감이 가는 외모를 보여줘라.

길게 쓸 얘기가 아니다. 당신이 입사지원한 회사의 직원들이 어떤 머리스타일에, 어떤 정장에, 어떤 구두를 신고 있는지 봐라. 거기에 가장 비슷하게 하면 된다. (설마 벤쳐기업 입사지원했다고 잠바입고 운동화신고 가지는 않겠지?)

(Tip) 머리는 단정하게, 구두는 깨끗이 닦고, 넥타이는 목까지 꽉 채우고 가방이나 핸드백을 들고 면접장에 들어가지 마라.

2등으로 탈락하면 기회가 올 가능성이 많다. (편의상 합격자를 1등, 차점 탈락자를 2등이라고 하겠다)

면접을 하고나면, 정말 아까운 사람이 있다. 1등은 훌륭했지만, 정말 아까운 2등이 있다. 합격자 바로 뒤에 오는 차점자들을 말한다. 포기하지 마라. 탈락했지만 당신이 1등의 합격통지를 대신 받을 수 있다. 나는 면접을 보면서 무수한 2등을 봤고, 2등 중에 많은 수가 채용되는 것을 봤다. 이런 경우다. 1등이 다른데도 합격해서 합격을 반납하는 경우다. 면접 1등으로 합격했는데, 출근날 사무실에 나타나지 않는거다. 인사팀에 전화를 걸어 다른 회사에 합격해서 못 온다는 거다. 그러면 2등에게 합격통지를 한다. 나는 이런 친구들을 무수하게 봤고, 대부분이 회사에 꼭 필요한 아주 좋은 직원이 된다. 

(Tip) 불합격 통지 받았다고 쌀쌀맞게 전화받고 그 회사 욕하고 다니지마라. 나중에 아주 민망해 질 수 있다.   

왜 당신을 뽑아야 하는가 탈락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 고호는 평생에 '붉은 수수밭' 단 한 작품을 200프랑에 판게 전부다. 고호는 가난과 좌절 속에서 자살했다.)

결론이다.

면접은 자기를 면접관(회사)이 사고 싶게 만드는 '판매활동'이다.

스스로에게 질문해 봐라. 이 회사가 나를 사고 싶어할까?

'아니다.'라고 생각한다면 아까운 시간 허비할 필요없다.

우리나라에 기업이 170여 만개다.

당신을 사고 싶어하는 회사는 많다.

문제는 당신이 아는 회사가 현대, 삼성, LG, 네이버, 넥슨, KT, 포스코 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다. 

더 많은 회사를 알아보고 자기를 사고 싶어하는 회사를 찾아라.

그래야 《일개미의 반란》도 의미가 있는 거다. 

꿈이 있는 젊은이라면 '막걸리' 만드는 회사의 문을 두드려라.

와인을 능가하는 세계최고의 술 '막걸리'를 가지고 글로벌기업이 될 회사의 핵심인재가 될 수 있다.

왜 당신을 뽑아야 하는가 탈락

(작다고 별로인 회사가 아니다. 현대차와 닌텐도를 비교해 보라. 고용창출이 큰 현대차가 나는 좋다)

Ⅴ. 이제 합격보다 더 어려운 생존의 길에 들어섰다

회사에서 11월에 면접을 본 신입/경력사원이 다음주부터 출근한다. 경력사원 중 한 명에게 합격통보를 했는데, 출근 1주일을 앞두고 입사를 거부(포기라고 쓰고 싶지만)했다. 유명 전자회사 출신이자, 유수 대학 MBA 출신이라 최종 합격을 결정하면서 찝찝했는데 역시 감은 무시할 수 없다. 충원을 해야 하니 차점자 중에 신입 한명이 물망에 올랐다. 전화를 걸었더니 깜짝 놀란다. 두군데 합격통지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는데 느낌에 안될 것 같다. 아마도 이 사람과 다시 면접을 하고, 내년 1월 3일부터 출근하게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연수원에 있다보니 수없이 많은 신입사원 입문교육에 참여하는 신입사원을 마주친다. 양복을 입은 어색한 모습에 엉거주춤하게 인사를 한다. 신입사원은 딱 보면 안다. 하지만 이들은 항상 생기가 돌고 필자도 이들을 보면서 '운이 어지간히 좋은 친구들' 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는 백수가 되고, 누구는 소위 88만원 비정규직이 되는데, 이 친구들은 이제 연봉 3천만 원이 넘는 대기업 직장인이 되는 것이다.

필자가 자주 가는 인터넷까페가 있다. 어제는 중견제약회사에 합격했던 청년이 신입사원 교육을 마치고 회사에서 보는 시험에 탈락해서 입사가 취소되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조언을 구하기에 두번 실패하는 경우는 없으니 다른 제약회사에 도전해 보라고 덧글을 적었다. 이 청년의 심정은 얼마나 참담하겠는가? 이미 취업시즌도 다 끝나가고 있는데, 어렵게 합격해 놓고는 신입사원 교육에서 10~20% 탈락시키는 시험에서 탈락되다니? 좋아하시던 부모님 모습이 눈에 밟혀 이 얘기를 아직 못했다고 한다. 100대 1을 뚫고 들어가놓고는 10명 중 1~2명 떨어지는 0.2대 1의 경쟁에서 떨어지다니. 하여튼 이 청년의 참담한 심정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왜 당신을 뽑아야 하는가 탈락

(신입사원 교육 중 시험 보는 모습 : 국내 제약사는 신입사원 교육시 시험을 보고 시험결과를 집계하여 하위자를 탈락시키는 제도 운영)

다섯번째 연재글은 아주 짧게 쓰려고 한다. 이 글을 보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면접을 잘 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합격 후 직장생활 얘기가 별 공감을 못 받을 것 같아서다. 나중에 기회되면 '신입사원 1년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를 쓰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입사하기 위해 전력투구했던 초심을 잊지 마라. 백수가 되지 않기위해, 88만원 세대가 되지않기 위해 이력서에 사진을 붙이던 마음과 자기소개서를 몇번씩 고치고 떨리는 마음으로 면접을 보던 그 시절을 잊지마라. 입사 후 1개월, 3개월, 1년까지는 취업을 위해 뛰던 자세를 유지하고 긴장을 늦추지 마라. 어떻게 받은 '합격통지서'인데 직장인으로 새출발하는 시작에서 열명 중에 한두명 떨어지는 경쟁에서 탈락하는 말도 안되는 상황을 만드는가? 임신하고 3개월 동안은 조심해야 한다고 하지 않는가. '착상'이라고 하는데 새롭게 자리를 잡는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입사후 1개월, 3개월, 1년은 많은 노력과 신중함과 진지함이 필요한 시기다. 신입사원인 당신은 조직과 직장인을 모른다. 어떻게 해야 할까?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주 물어봐라. 특히 직장생활을 하셨던 아버지가 있다면 자주 대화를 나눠라.

왜 당신을 뽑아야 하는가 탈락

(신입사원 교육 필수 프로그램 '극기훈련' : 회사에서는 신입사원들이 고생을 모른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신입사원이 꼭 해야할 두가지가 있다. 일찍 출근하기와 인사 잘하기다. 출근시간보다 무조건 30분 일찍 출근해라. 그리고 직장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큰 목소리로 항상 먼저 인사해라. 그리고 두번이고 세번이고 마주치면 무조건 인사해라. 필자가 만 16년 전 신입사원으로 첫 출근했을 때, 정년퇴직을 앞둔 실장님이 계셨다. 그 분이 필자에게 처음만나 해주신 두가지 이야기가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라." "항상 먼저 인사해라."였다. 필자는 그 말을 들은 이후 지금까지 어느 직장에서건 제일 먼저 출근하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 그리고 인사 잘하고  예의바른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항상 유지해 오고 있다. 습관은 참 무섭다. 신입사원 시절, 그 실장님의 조언을 지금까지도 지켜가고 있다.

얼마전 대학 동창들과 송년회를 했다. 대학 졸업한지 20년이 지났다. 20여 명의 친구들이 있었는데 10명 정도 참석했다. 참석한 친구들은 그나마 오지 못한 친구들 보다는 살기가 좀 나은 친구들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 중소기업에 다니는 친구, 자영업을 하는 친구, 소설을 쓰는 친구, 그리고 잘나가다가 갑자기 백수가 된 친구.... 비슷한 성적으로 대학에 입학해서 공부하고, 술먹고, 연애하고, 운동하며 4년 대학생활을 했지만, 20년이 지난 후 서로가 사는 모습은 어느 한 사람 같은 사람이 없었다. 잘나고 못나고를 떠나서...(연재 끝)

글 : 정진호 (현대경제연구원 인재개발원 실장/연구위원, 신간《일개미의 반란》저자, 닉네임 : 픽말리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