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머리를 해도 안 어울려

안녕하세요. 합정 미용실 원장 정지영입니다.

기다리던 봄이 왔습니다. 올 것 같지 않았지만 그래도 시간은 흐르고 생활은 계속 됩니다. 뭐 코로나 이전 시대처럼 자유롭진 못하지만 그래도 봄은 왔습니다. 요즘 다들 싱숭생숭 한 듯 보입니다. 남자는 남자라서 여자는 여자대로 봄을 타고 있어요.

미용실에 오셔서 질문하시는 게 "요즘 사람들 머리 뭐해요?" , "변화를 주고 싶어서 오긴 했는데 뭘 해야할까요?" 라는 말들이 나오는 걸 보면 봄이 왔음을 느낍니다.

저희 매장에 방문하시는 분들은 헤어스타일에 비교적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 오십니다.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들을 들어보면 나한테 어울리는 머리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하신다는 거에요.

저는 전문가라면 전문가로서 나한테 어울리는 머리를 찾는 사람들을 보면 솔직히 부질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만약 신이 나타나서 너한테 제일 잘어울리는 머리는 이것이다. 라고 알려줘도 평생을 그 머리만 하지는 않을거잖아요. 최근 자칭 스타일 카운셀러라는 사람이 어울리는 머리를 찾아주는 데10만원이 넘는 금액을 받으면서 스타일 제안을 해주는 사례를 고객님을 통해 알게되었는데 대기만 2달이 걸린다나 라는 말을 듣고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머리를 찾는 데 왜 혈안이 되어있을까, 그게 정답도 아닌데. 어떤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제시하는 것도 아닌데. 하물며 그게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 스타일을 평생 할 것도 아닌데. 그래도 사람들의 욕구가 있으니 저런 사람이 말빨로 돈 버는 거겠죠.

퍼스널 컬러를 제안할 사람이라면 적어도 컬러리스트 자격증 정도는 있어야 그 말에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타일 제안을 하려면 받쳐줄 수 있는 자격정도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건 지금 사회에 있지도 않고, 보편적 미적기준을 주장하는 것은 지금 시대에 맞지도 않습니다. 미의 기준은 상대적이지만 백번 양보해서 보편적 미는 있다 치자고요. 그렇다고 해도 보편적 미를 논하려면 적어도 황금비율 이런 거라도 제시해야하지 않을까요.

그냥 점쟁이 한테 점 보듯이 너는 이렇게 생겨서 이런 머리를 해야해. 그럼 '아 나는 이런머리를 해야하는구나.'라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의 생각을 전환시키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구매하신 분의 결과지들을 보고 저는 결심을 했습니다. 지금 단발인 사람에게 제일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 긴머리라면 2년뒤에 증명을 할 수 있고 또 그걸 누가 평가를 하냐고요.

나한테 어울리는 최상의 머리를 찾는다는 것은 어찌보면 모든 것에서 정답을 찾으려는 사회의 분위기 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맹점은 한국인들의 특성 중 하나가 유행에 민감하고 잘 따라간다는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나한테 어울리는 머리라고 해서 유행을 거스르면서 까지 그 스타일을 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저희도 그런 부분이 스타일 제안을 할 때 가장 제한적인 부분이긴 합니다.

저는 그래서 이번에 큰 결심을 하고 블로그를 쓸 예정입니다. 나에게 어울리는 머리를 찾기란 제목을 가지고요. 사실 저는 내 얼굴형에 어울리는 머리, 퍼스널 컬러 이런거 정말 싫어합니다. 사람의 얼굴에 마치 정답처럼 이얼굴은 이런 머리, 이 피부색은 이 립컬러만. 이런게 너무 싫은 거에요. 아니 평생 그 색깔만 바를 거 아니잖아요. 평생 그 머리색만 할 거 아니잖습니까ㅋㅋ 하지만!! 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을 통해 각자 자신이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길 바라고 또 다양한 시도를 해보시기를 제안합니다. 지금 나이와 사회적 지위와 각자에 삶에 최적화된 스타일을 찾는 게 얼굴형에 어울리는 걸 찾는 것보다 훨씬 유익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평소 저는 고객님들께 "얼굴형에 어울리는 머리를 찾지 마시고 여러가지 스타일을 시도해보세요." 라고 권유를 했어요. 때로는 어떤 이미지가 되고 싶은지 고객님께 선택권을 떠넘기기도 했고요. 왜냐면 자신을 제일 잘 아는 것은 자신밖에 없습니다. 얼굴이 동그란 사람이 얼굴을 길어보이게 하기 위해 정수리 부분 뿌리를 살리는 게 방법이라는 건 자신이 제일 잘 압니다. 아마 습관적으로 그 부분을 만지겠지요.

그런 것보다 전체적인 이미지를 바꾼다고 하면 이를 통해서 내 마음가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나아가 내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주어진 일에 임하게 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전문가라고 해도 고객의 마음가짐이 어떤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잖아요. 또 어떤 각오로 삶을 살아가는지도 모르고요. 그런 것들이 왜 중요한지는 밑에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게재할 글은 시리즈 형식으로 진행될건데요. 워낙 양이 방대하고 제가 주장을 할 때 근거를 제시하려면 자료를 찾아야 해서 시간이 걸릴 예정입니다. 그래서 한 주에 하나씩 총 6번을 나누어서 업로드 할 예정입니다. 어떻게 진행될 지는 하단의 목차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나에게 어울리는 헤어스타일 찾기!

1. 이미지 분석 - 이미지 형성요인과 타인에게 비춰지는 나 자신의 이미지를 알아보는 시간

2. 어떤 이미지가 되고 싶은가? - 자신의 장점과 약점을 통한 외적 이미지 보완과 강화

3. 선택한 인상을 주기 위한 변화 I.(형태를 중심으로) - 실제 사례를 통한 스타일 분석(앞머리 유무, 얼굴 앞-옆모습 무게중심 위치)

4. 선택한 인상을 주기 위한 변화 II. (색을 중심으로) - 색이 주는 이미지 분석, 모발에 색이 적용되었을 때 이미지 분석

5. 패션과 일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의 전체적인 조화 - 실제로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헤어스타일

6. 나에게 어울리는 헤어스타일 - 마치며

이렇게 차근히 살펴보겠습니다. 한 주씩 업로드 할 예정입니다. 왠지 책을 쓰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ㅋㅋ

일단 나한테 어울리는 머리를 찾기 위해선 나의 이미지가 무엇인지 뭔지 알아야 하겠죠? 그래야 보완을 하던지 극대화를 하던지 할 테니까요.

이미지는 겉으로 보여지는 것만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이미지를 형성하는 요인은 생각보다 내적인 부분도 많습니다.

아래의 표가 그 내용인데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무슨 머리를 해도 안 어울려

출처 : 이미지 메이킹의 개념 정립과 프로그램의 효과성 분석 연구, 2005년 명지대학교 박사학위, 김경호

비교적 큰 글씨로 되어있는 것이 외적으로 나타나는 요인들입니다. 우리를 처음 보는 타인이 볼 수 있는 것들이죠. 작은 글씨로 되어 있는 것은 내적인 요인입니다. 이것들은 오랫동안 알아온 사람이나 혹은 조금이라도 같이 시간을 보내거나 해야만 알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이런 것들을 통해서 우리의 이미지는 형성이 됩니다.

이미지는 심리적, 정신적 특성으로 사람의 내면에 있는 생각, 습관, 감정, 욕구, 심성 등의 내적인 이미지와 표정, 자세, 헤어스타일, 패션, 메이크업, 매너, 언어적 커뮤니케이션 등의 외적 이미지로 나누어집니다.

어떤 사람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형체, 음성, 말투, 옷차림, 성격, 헤어스타일, 자세, 걸음걸이, 얼굴 생김새 등 그 사람에 대한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형체를 만들고 그것을 편집하고 재구성하게 되는데 이렇게 그 사람에 대한 생각들, 감정들이 모인 것이 바로 "이미지"인 것입니다.

실례를 들어보면 얼굴이 동그랗고 살집이 있는 사람들은 <푸근한 이미지>인 것은 누구나 동의할 것입니다. 반대로 얼굴형이 길거나 혹은 각지거나 얼굴에 살이 없다거나 한다면 날카로운 이미지이죠.

그럼 이제 제가 왜 내 얼굴에 어울리는 머리를 찾는 데 시간과 돈을 허비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지 이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무슨 머리를 해도 안 어울려

무슨 머리를 해도 안 어울려

무슨 머리를 해도 안 어울려

무슨 머리를 해도 안 어울려

얼굴이 둥근편이라면 세로가 긴 얼굴형보다 편안하고 푸근한 인상입니다. 대체적으로 그렇습니다. 둘 다 장단점이 있겠죠? 둥근형에 체격까지 있다면 푸근한 인상인 반면 우둔하고 미련해보이는 이미지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얼굴이 긴 형은 지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체격까지 마른 체형이라면 까탈스럽고 히스테릭한 이미지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또 턱이 발달한 사각형의 얼굴형은 단호하면서 남성다운 강인함이 느껴지는 반면 고집이 세고 독단적인 이미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 나의 이미지는 대부분 자신이 아실텐데요. 얼굴형과 체형이 동일하게 간다면 그 이미지는 더욱 증폭될 것입니다. 그런데 둥근 얼굴형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푸근한 이미지가 좋다면? 반대로 자신의 날카로워 보이는 인상이 좋을 수도 있겠죠? 아니면 상황에 따라 그렇게 보여야 한다면?

자신의 이미지를 알고 그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킬것인지 아니면 반대로 갈 것인지는 자신이 정하는 것이겠죠.

실제로 위의 사진의 양재진 정신의학과 박사님은 날카로워 보이는 이미지인데 스타일을 더욱 강화한 경우라고 볼 수 있겠죠. 자신의 직업이 의사이기 때문에 날카로운 이미지는 정확한 분석력에 힘을 실어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자신의 강한 이미지가 싫었다면 머리를 조금 더 기르고 웨이브를 주었겠죠. 박보영씨 또한 자신의 귀엽고 아이같은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킨걸로 보입니다. 앞머리 뱅과 부드러운 웨이브, 그리고 청순한 핑크색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더욱 극대화 했습니다.

이미지를 형성하는 요인은 대외적인 이미지 + 내적인 이미지라고 서두에 말씀드렸습니다. 내적인 이미지 즉, 심성이나 자신의 감정과 마음가짐은 미용사나 상담하는 사람이 단번에 알지 못하므로 자신이 이미지를 형성 시 추가시켜서 말씀해주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남한테 싫은 소리 하나 못하는 소심한 사람이있다고 가정합시다. 이 분의 얼굴형은 둥글고 최근에 살까지 쪄서 자신의 이미지가 더욱 둥글둥글(?)하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런 분들은 필히 세련된 느낌, 날카로운 이미지를 주어야겠죠.

나중에 살을 빼고 나이가 들어 사람대하는 스킬이 쌓였다면 굳이 날카로운 이미지를 주지 않아도 여성스럽거나 귀여운 스타일, 하고 싶은 머리를 해도 되겠죠.

반대로 이미 날카로운 이미지를 갖고 있는 분이 소개팅을 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럴때만큼은 여성스럽게 남자라면 부드럽게 보여도 되겠죠? 이럴 때는 다가가기 편안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스타일로 이미지 변환을 하시는 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요지는, 얼굴형을 보완하는 헤어스타일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미지 형성요인에 따라 나의 이미지를 바꾸어 본다면 이미 나의 심성이나 나의 성격을 아는 지인들에게까지도 확 달라져 보인다. 라는 소리를 듣게 되겠죠. 자신의 이미지 중 장점을 부각시킨 머리를 한다면 잘 어울린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고요.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보이는 첫인상도 중요하지만 날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이미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더 중요할지도요."

제가 예를 들고 싶은 사람은 개그우먼 박나래씨입니다. 박나래 씨는 누가봐도 둥근 얼굴형이죠? 체형또한 마르지 않은 체형으로 요즘 다이어트 한다고 하더라고요. 어쨋든 이 분이야말로 둥근얼굴형에 둥근(?)몸을 가진(키가 작은) 이미지인데요. 내적이미지는 할말은 다하는 미련하게 착하지만은 아닌 성격이죠?

그런데 헤어스타일은 저 얼굴형에서는 절대 해서는 안되는 헤어를 하고 있습니다. 층이 없는 단발은 둥근 얼굴형을 더욱 부각시키기 때문입니다.

박나래씨는 자신의 귀여운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킨 케이스인데요. 실제로 유료로 카운셀링을 받은 저희 고객님께선 둥근 얼굴형을 가지고 있었고 절대 해서는 안되는 스타일에 첫번째, 두번째 스타일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가장 잘 어울리는 베스트로 오른쪽 끝의 스타일을 추천했더라고요. 앞머리 없이 정수리 부분을 세우고 컬이 일률적이지 않게 약간 뻗치게 펌을 한 스타일이죠. 그럼 앞 두 사진의 스타일은 박나래씨의 담당 스타일리스트, 혹은 박나래씨가 얼굴형을 보완하는 것을 몰라서 저렇게 한 걸까요?

제가 말하고 싶은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제가 볼 때 정수리 부분을 꼭 살리지 않아도, 둥근 얼굴을 더 부각시키는 앞머리가 있는데 더 귀엽고 잘어울려 보입니다. 이론상으로는 그렇지 않은데도요.

그래서 저는 자기 얼굴형에 어울리는 스타일이 꼭, 반드시 돈 주고서라도 알고 그 스타일을 해야만 하는 게 아니라고 말해드리고 싶어요.

자, 그럼 이론상 박나래씨 얼굴형에 가장 잘어울리는 스타일을 보여드릴게요. 아래에 사진입니다.

무슨 머리를 해도 안 어울려

어떠세요? 둥근 얼굴형에는 층이 있고 앞이 긴 형태가 잘어울리는데요. (*박나래씨가 층을 낸 스타일이 거의 없어서 찾기 힘들었습니다. 이 스타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봐야겠죠.)

정말 나이들어보이죠? 얼굴형만 보완된다고 능사가 아닙니다. 전체적인 스타일도 고려해야죠. 박나래씨는 귀엽고 소녀같은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연출하는 것이 잘어울려보입니다. 컬러도 핑크나 연한 라벤더빛 보라 등으로 염색을 많이 하죠. 프릴 달린 치마도 많이 입고요.

이렇게 자신의 이미지를 연출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론상 절대 해서는 안되는 스타일이지만 박나래씨에게 되게 잘어울리잖아요.

무슨 머리를 해도 안 어울려

제가 뽑은 워스트는 바로 이스타일이에요. (죄송) 일단 안말음이 귀엽긴 하지만 길이가 길어진 안말음 c컬은 최악입니다. ㅎㅎ 턱선이 많이 부각되죠.

무슨 머리를 해도 안 어울려

둥근 얼굴형이 머리를 길어 거지존에 왔을 땐 이렇게 연출하시는 게 가장 예쁩니다. 색에도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그때마다 주고 싶은 이미지로 염색하시면 되고요. 색이 주는 이미지도 업로드 예정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내가 되고 싶은 이미지를 알아보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스타일이 어떤 이미지인지 사진을 통해서 알아보고 내가 되고 싶은 이미지가 무엇인지를 통해서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