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제 와서 부모 시늉

“나는 죽을 뻔했는데, 너는 ‘장난’이었다고?”

대구대 성추행 사건

본문

왜 이제 와서 부모 시늉
 

올해 초 대구대학교는 한 장애 학생의 자살 시도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대구대는 우리나라 교육 역사상 처음으로 실시했던 ‘대학 장애 학생 교육복지지원 실태 평가(2003년)’에서 208개 대학중 최우수 대학으로 뽑혀 명실상부한 ‘장애 학생 교육의 메카’로 인정받았다. 그런데 이런 학교에서 장애 학생이 자살을 시도했다?

이 사건은 이례적으로 공중파 방송을 타면서 많이 알려졌다. 그리고 이미 몇 개월이 지났다. 또한 최근 가해 학생(비장애 남학생, 2명)과 피해 학생(뇌성마비 1급, 남학생)은 소를 취하하고 합의했다. 누가 잘못했는지, 어떤 오해 때문이었는지 이제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런데 왜 이 사건을 이제 와서 다시 말하려고 하는가.
학생 양 측이 합의했다고 대구대 성추행 사건이 마무리 된 것은 아니다. 대구대는 이번 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을 가한 당사자로 제소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것은 과연 대구대가 ‘장애 학생에게 차별을 했느냐’하는 문제다.

먼저 사건을 간단히 말하자면 이렇다.
2003년 대구대에 특례입학한 A군(뇌성마비 1급. 남)은 기숙사 생활을 시작한 작년 9월쯤

왜 이제 와서 부모 시늉
    ▲  A군의기숙사방

부터 계속되는 ?친구들의 성추행과 심한 장난?을 견디다 자살을 시도했다. A군의 어머니가 교육부 감사실장에 보낸 편지에 따르면 B군(A군의 기숙사 룸메이트)과 C군은 모형 성기를 A군의 항문에 주입했고, 자던 A군에게 발기시켜볼 것을 요구해 그렇게 하지 못하면 엎드려뻗쳐 등 군대식 체벌을 일삼았다고 한다.

선풍기를 틀고 바지를 벗겨 놓은 채 내버려두고 외출하기도 했다고. 또한 전날 먹고 남은 짜장면에 다른 음식까지 섞어서 먹게 한 다음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A군의 물품을 허락도 없이 지속적으로 사용했고, 전동휠체어를 타는 A군에게 무리한 각종 심부름을 시켰으며, 수시로 쥐어박고 젖꼭지를 꼬집는 등의 행위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은 A군 친척이 가해학생들의 이름을 그대로 인터넷에 올리면서 걷잡을 수 없게 됐다. 맞고소까지 했던 양 측은 피해 학생 측 변호사가 제의한 상담프로그램을 받은 후 극적으로 합의했다.

상담 녹취록에 따르면 가해 학생들은 “우리는 장난이었는데, 네가 장면 장면마다 그렇게 심하게 상처받았을 줄은 몰랐다.”고 사과했다. A군은 “친구들이 떠날 것 같아서 얘기하지 못했다”며 핸드폰을 바닥에 던지면서 이렇게 잊어버리자는 시늉을 했다고 한다. 이후 학생들은 다시 기숙사를 찾아가 함께 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학생들은 아직 학교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가해 학생들은 군입대 했으며, A군은 휴학했다.

왜곡되는 사건의 본질

이 사건은 가해 학생들이 잘못을 인정해 배상했으니 성추행이냐, 아니냐를 새삼 다시 논할 필요는 없다. 남은 것은 이 사건을 어떻게 볼 것이냐다. 현재 이 사건은 대구대학교의 장애우에 대한 ‘차별’건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된 상태기 때문이다.

취재를 위해 대구대를 찾았던 기자는 뜻밖의 상황을 만났다.
대구대가 통합교육으로 유명한 만큼 그래도 장애학생의 편(?)이 많을 것이라는 기자의 막연한 추측은 빗나갔다. 기자가 만났던 대구대 장애학생 인권 동아리 렛츠(Let?s) 소속의 학생들도 좋지 않은 학내 분위기 때문에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건을 의뢰 받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와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등도 공대위조차 못꾸렸다. 자칫 장애학생과 비장애 학생의 갈등을 부채질할까하는 걱정에서였다.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열번 잘해줘도 한번 잘못하면 돌아서는 사람이 장애우’라는 원색적인 글부터 ‘다들 대구대 학생들이 나쁜 줄 안다. 사실이 왜곡됐다’, ‘학교 측의 무성의한 태도에 화가 난다’ 등 서로 다른 의견들이 올라와 있다.

그만큼 대구대의 장애 학생과 비장애학생들은 서로 예민해져 있었다.
가해 학생의 실명이 인터넷에 퍼지자 이들이 피해자라는 동정론이 힘을 얻으면서 성추행 사실조차 의심받기 시작했다. 또한 A군이 뇌병변 장애에다 언어장애도 심하다는데 정신지체도 있는 것 아니냐, 싫었다면 대학생이나 된 사람이 왜 반항을 안했냐는 등의 논란이 계속됐다.

심각한 인권유린 상황인줄 알았다던 상담프로그램 참가자들도 “정말 가해 학생들이 학대를 하려고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사건을 듣고 놀랜 부모가 장애가 있는 아들의 뜻보다 앞질러 간 것은 아닐까.”, “피해 학생도 일정정도 노력해서 의사표현을 했어야 했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A군 친구인 김원영 군(서울대 사회학과. 지체장애 1급)은 “평소 A군이 언어 장애 때문에 표현력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감정을 억누르는 성격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사건이 이 지경까지 온 것은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았다는 증거다.”라며 “A군을 괴롭히는 재미가 없었다면 기숙사 밖에서 사는 C군이 그렇게 자주 놀러왔겠냐”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이 학생은 죽어야 했나
왜 A군은 장애교육의 메카라고 불리우는 학교에서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려 했을까.

A군은 당시 기숙사(비호관)와 장애지원센터 등 학교 측에 긴급히 도움을 요청했으나 별 도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서 장애학생지원센터 소장은 ‘예민한 부분이다. 이미 사건도 잘 해결됐고, 장애인의 날도 곧 다가오는데, 왜 자꾸 들춰내는지 모르겠다. 기사가 안 나가면 좋겠다.’며 사실확인을 거부했다. 이번 사건으로 대구대는 장애지원센터소장은 물론, 기숙사 관련 실무자 등의 인원을 대폭 교체했다.

대학 신입생들은 고등학교와는 판이하게 다른 대학 생활에 한동안 어리둥절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고등학교 때까지 장애 학생들과만 생활했으며, 전동휠체어로 이동하며, 언어장애가 있는 신입생 A군의 상황을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A군이 학교를 다니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지속적이고 섬세한 지원이 꼭 필요하다. 학교의 제도적 지원이 미비하다면 장애 학생들은 주변 친구들에게 부탁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 친구들이 감당키 힘든 고통스런 행동을 계속 요구하면?
당시 소견서에 의하면 A군은 자살 시도로 인한 다발성 찰과상, 뇌진탕 증세가 있었고,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성적 학대에 의한 불안, 초초, 불면증’이 있는 상태였다.

원영 군은 “신체적으로 권력관계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이미 상황을 제지할 수 없었을 것이다.”라며 “만일 장애우 친구와 계단을 올라가기 위해 휠체어를 들었다가 떨어뜨렸다면, 실수 때문인지 장난쳤는지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계단 때문에 휠체어를 들어야 했던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노금호(렛츠 전 회장. 유아특수교육학과 4학년. 근육디스트로피) 씨는 “중증의 장애를 가진 학생들은 친구들의 제의를 거절하면, 다음 날 신변처리 도와주고 옷 입혀줄 친구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그런데 학교는 이러한 상황을 장애학생과 비장애 학생들끼리 문제로만 치부하고 있다. 학교가 갈등 상황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편의시설시민연대 김형수 연구원은 “성추행 사건은 피해자가 어떻게 느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본인 뜻에 반해 어깨만 주물러도 성추행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장애우가 대상이 아닌 성추행 사건이었다면 아마 그 행위 자체에 관심이 쏠렸을 것이다. 만일 피해 학생이 죽었더라면 누가 피해자냐라는 말들이 나돌았겠는가. 그렇다면 이 학생은 죽어야 했나. 어쨌든 자살을 할만큼 극한 상황이었다. 학교가 초기에 적극적으로, 충분히 개입했다면 자살 시도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라고 분개했다.

‘천사’라 굽쇼 ?

어쨌든 양 측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상담까지 받아가며 합의했다. 의아한 부분은, 상식으로 봐도, 상담을 포함한 각종 지원을 해야 할 곳은 당연 학교다. 그런데  또 다른 당사자인 학교가 왜 적극 개입하지 않았을까.
이 사건은 대구대의 지원에 따라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만일 학교가 A군의 도움 요청에 발빠르게 대처해 상황을 조사하고 상담을 통해 A군이 필요한 조처들을 했다면, 학생들이 개인 변호사까지 선임하면서 피해자와 가해자로 대립하는 상황까지는 안 갔을 것이다. 물론 A군도 자살 시도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구대의 사건 대처과정을 보면 학교측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이번 일과 관련한 대구대 이재규 총장의 장애우 비하 발언이다.

“비호 생활관에서 장애 학생과 건강한 학생 사이에 좀 친하다는 표시가 지나쳐서 불미한 것이 되어버렸고, 소송까지 가 있는데, 거기에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할 바가 많습니다… 피해학생은 내가 듣기로 자기 의사표시를 거의 잘 못한다고 그래요.

그래서 앞으로 우리 학교가 장애 학생들을 특례입학을 시키더라도 정말로 공부를 못하는 사람들까지도 입학을 하느냐, 그런 생각도 합니다.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이 모두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잖아요?… (중략)… 장애자 역시 우수한 장애자를 뽑아야 하지않겠느냐, 전혀 수학능력이 없는 사람을 우리가 사랑이란 마음으로 데려와 가지고 본인도 나중에 불행해지고 주변에 도와주려 했던 학생들도 지금 이렇게 되면 누가 정상적인 학생들이 장애 학생들과 같이 있으려 하겠습니까?… (중략)… 코 흘리고 밥을 먹으면 다 흘리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그런 사람들을 돌보아 주는 사람들이 천사지 누가 천사이겠습니까?… (중략)… 000학생을 도와줬던 학생들은 나는 천사라고 생각해요. 누가 그런 학생들하고 놀기를 원하겠습니까? 그러다가 좀 지나침이 있어 가지고 소송까지 당했는데, 여러분들은 한번쯤 뒤집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에이블 뉴스/2004. 3. 11.)

대구대의 모든 행정을 쥐락펴락하는 총장의 이러한 발언은 학교가 장애 학생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시책들이 진행될지를 예감케 해준다.

“그래? 굳이 네가 아니어도, 나는 다른 방법이 있어.”

 장애학생들이 당당해질 수 있는 학교가 필요하다.
현재 대구대에는 265명의 장애학생이 다니고 있다.(시각장애 57명, 청각 장애 50명, 지체(정신지체포함)장애 158명)

등록금을 받은 이상 학교는 학생이 만족스럽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할 의무가 있다. 그것은 학생의 장애 유무에 따라 달라질 일이 아닐 것이다.

김주영 교육연구원(한국재활복지대학)은 “학교 측은 돈은 돈대로 쓰고 있는데 왜 학생들이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할 것이다. 문제는 점자블럭 하나를 깔아도 철저하게 수요자 중심으로, 당사자에게 물어보고 그들이 필요한 곳에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대가 대외적으로 장애학생 교육에 관한 명망이 높다. 또 그만큼의 역할도 했다고 본다.

그러나 문제는 실제로 장애를 가진 재학생들의 만족도가 낮다는 것이다. 도우미가 없어서 기숙사에서 똥, 오줌 지리면서 일주일동안 방치됐던 한 학생이 가족들에게 발견된 사례도 있다. 장애 학생들 지원할 자신이 없으면 뽑지 말아야지. 이것이 솔직한 태도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비장애우와 생활하게 되는 장애 학생들을 위한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무기명 신고체제 등과 같이 장애 학생들이 어떤 경로든지 학교와 의사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제안했다.

기자가 만났던 대구대 한 시각장애우 학생은 ?학교는 최근 개관한 시각 장애우 전용 식물원 홍보에 여념이 없다. 대구대 출판부가 아닌 책들은 점자로 돼있지 않다. 많은 교양강의는 대부분 다른 출판부 책이다. 우리들은 당장 공부할 전공책도 없어서 난린데.?라며 어이없어 했다.

대구대는 ‘대학 장애 학생 교육복지지원 실태 평가’에서도 최우수로 뽑힐만큼 장애 학생을 위한 여러 시설이나 지원들이 타 학교보다 앞선다. 그러나 항간에는 ‘대구대는 또다른 거대한 시설’이라는 주장도 있다.

금호 씨는 “주말에 대구대에 한번 와보실래요? 아마 비장애 학우들을 보기 힘들 껄요. 비장애 학우들은 거의 시내에 나가서 노는데, 장애 학생들은 학교 밖으로 나갈 교통수단이 없어서 캠퍼스 안에서만 생활합니다. 장애학생이 3백명이나 되는데 당연히 저상 스쿨버스가 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라며 울분을 토했다.

취재 중 만났던 한 장애 학생은 학교 밖으로 나갈 교통 수단이 없어서, 시내 학교에 이름만 올려놓는, 비상식적인 교생 실습을 하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김형수 연구원은 “대구대는 80년대 구축했던 인프라를 이십년째 울궈먹고 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하드웨어로는 그동안의 명망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대구대 기숙사만 해도 2백여명의 장애학생이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도우미 학생 수는 약 60여명 정도. 장애 학생과 룸메이트가 되면 미리 통보받지 못한 학생들은 일방적으로 방을 나가버리기 일쑤라고. 그러면 장애학생들은 룸메이트를 구할때까지 혼자서 생활할 수 밖에 없단다. 이런 상황은 중증의 장애 학생들에게는 학교를 다니지 말라는 소리나 같다.

또한 장애학생의 기숙사 룸메이트는 장애학생과 모든 일상을 맞춰야한다. 그러나 이런 도우미 학생에게 주어지는 학점은 1학점.(참고로 헌혈 3번해도 받을 수 있는 학점도 1학점이다) 그나마 이외에 다른 인센티브도 없다.

그리고 대구대는 중증의 장애 학생에게 지원금 명목으로 십만원을 준다. 이 지원금은 도우미 학생에게 주다가, 최근 장애학생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바꿨다. 제도적인 지원이 아니라 장애 학생 개인에게 돈을 준다? 기자는 ‘네 문제는 네가 알아서 할 탓’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번 사건에 학교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은 까닭도 단지 개인 사이에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로 치부했기 때문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대구대 학생들의 생각이 분분했던 것도, 그동안 학교가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 사이의 문화적 차이와 편견으로 인한 갈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렇게 장애 학생의 학교생활을 개인의 역량 탓으로만 돌려놓으면 학생들 사이에서는 미묘한 권력 관계가 생긴다. 그리고 이번 사건과 비슷한 일은 언제든지 또 일어날 것이다. 학교는 지원금 문제로 방황할 것이 아니라,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어떻게 제도적으로 접근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장애 학생들이 꼭 친구의 도움이 아니어도 학교가 마련한 또다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그래서 무엇을 선택할 것이냐는 장애 학생들의 몫일 수 있게끔, 대구대를 포함해 장애 학생을 받은 모든 학교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은 대구대가 현재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스스로 노출시킨 꼴이 됐다.
대구대는 장애 학생들에게 장애가 있으니 해준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우리 학교의 학생이니 공부할 수 있도록 당연히 지원한다는 시각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는 장애 학생들이 처한 문제는 개인이 풀어야할 숙제가 아니라 학교의 제도적 지원으로 해결되야 한다는 장애 학생들의 계속되는 요구에도 잘 나타나 있다.

내년이면 장애인 대학입학 특별전형제도가 실행 십년을 맞는다. 그리고 입학에서 장애차별은 많이 줄었다. 그러나 입학은 했지만, 지원이 없어서 비장애 학생 수준만큼 학교생활을 누릴 수 없다면, 이것도 분명 이름만 바뀐 또 다른 차별일 것이다.

김정성 관장(대구대 비호생활관, 인성교육원장)과의 짧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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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학생이 기숙사와 장애지원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들었다. 당시 어떤 지원을 했나?
나는 12월 1일부로 비호 생활관장으로 임명받았다. 그래서 잘 모르겠다. 내 추측컨대 당시 관장도 모르지 않았을까. 도움을 요청받은 실무자들은 알았을지 몰라도 학교 당국은 몰랐을 것이다. - 실무자만 알고 학교가 몰랐다는 것이 말이 되나?
전달 과정에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지원센터 소장에게 도움 요청이 들어왔다고 들었다. 그리고 조교를 시켜 조사를 했다고 보고 받았다. 그런데 피해 학생을 못만나고 돌아왔다. 피해 학생 어머님이 지원 요청을 해서 소장을 보냈는데, 당시 밤 12시였고 거리가 멀어서(1시간 정도)다음 날 가겠다고 한 것으로 들었다. 이 부분이 실수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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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호관이 애초에 장애학생 전용 기숙사로 건립하겠다는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데 장애우들이 싫어했다. 통합교육인데 왜 따로 살라고 그러냐면서. 그래서 비장애학생도 같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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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5층 건물에 엘리베이터도 없나? 장애 학생들은 어떻게 이동하나?
장애학생들은 1층에서 생활한다. 뭐 다른 층으로 올라가려고도 안한다. 다른 아이들이 내려오면 되지.
그리고 요구사항도 아니었고. 엘리베이터는 생각해본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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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교육의 메카라는 대구대에서 이런 불미스런 사건이 생겼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도 장애학생에게 투자를 많이 한다. 시설에도 2억여원을 투자했다. 그리고 장애학생에게도 10만원씩 주고 있다.
그런데 뭐든지 당장하라고 그러니까 문제다. 나는 장애학생들이 자기가 할 것과 학교가 할 것을 구분해야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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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생들이 할 것'이란 함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예를 들어달라.
본인 의지로 하면 되는 것들이다.
예를 들면 시각 장애학생도 마음만 먹으면 점자책 없이도 공부 가능하다. 담당교수들도 잘 지도하고 있고 녹음도 잘해주고. 그런데도 이지고잉(esay going : 쉽게 해치우는 것)만을 원한다.

작성자최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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