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큐 나는 왜 박지훈을 지지했나

 가상의 캐릭터도 아니고 없는 내용을 만들어 낼 순 없지 않아?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출연자 하나하나에게 현실의 성격을 바탕으로 한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그 사람이 가진 특징적인 부분을 잡아서 캐릭터화 시키는 거야. 가령 4차원 또라이 (슈스케4 정준영), 반듯하지만 끈기 있는 도련님(슈스케4 로이킴) 이런 식으로. 그리고 그런 부분을 부각시키면서 오디션 프로그램이 단순한 실력 평가가 아니라 일종의 시트콤처럼 보이게끔 하는 재미를 준다.  이들은 합숙을 하고 미션을 수행하며 이 드라마의 출연자가 됨. 그리고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나야 나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가장 성장한, 즉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다.

 소년 만화의 주인공이 늘 그렇듯이, 주인공은 뒤로 갈수록 발전하고 달라져야 한다. 이미지도 능력치도. 그리고 이걸 이뤄내는 건 본인의 노력은 물론이거니와 방송사에서 얼마나 비중과 의도를 가지고 비추어주냐에도 달려있다. 하지만 소년 만화와 프듀101의 차이점이라면 만화 속 주인공은 산에 들어가서 밤새워 기술을 연마하는 과정이 컷컷이 실리지만 프듀는 그렇지 않단 거다. 아무리 뒤에서 독하게 연습을 하고, 다른 멤버들을 가르쳐줘도 방송에서 보여주지 않으면 시청자는 모른다. 즉 국프는 자신의 판단으로 좋아하는 연습생을 직접 선택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은 피디의 의도에 맞춰서 편집된 방송의 모습만을 보고선 판단하게 되는 거지. 지큐 글이 훌륭하다 느껴졌던 건 칼럼에서 이 부분을 짚어준 거다. 왜 1화부터 1위를 했던 화제의 주인공은 그렇게 밋밋하게 평면적인 캐릭터로 잡아줬던 것일까라며. 

 "기본적인 정보부터 늘어놓자면, 박지훈은 잘생겼고, B반에 배정된 고른 실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성실했고, 무대 연기를 잘했다. ‘Oh Little Girl’ 무대처럼 생글생글 웃는 것만 잘할 줄 알았더니, ‘상남자’나 ‘Get Ugly’ 무대처럼 도발적인 것도 퍽 어울렸다. 딱히 모난 데가 없어 튀는 언동도, 구설도 없었다. 노력파이기도 했다. 회심의 윙크 한 방 역시 우연히 잡힌 것이 아닌 스스로 부단히 꽃가루를 뿌리고 수십 번을 윙크해 잡힌 한 컷임이 밝혀졌고, 이후에도 ‘내 마음속에 저장’ 같은 새로운 제스처를 개발해 히트시켰다. 심지어 그는 101명 중 눈에 띄기 위해 신발 끈조차 형광 끈으로 메는 노력하는 인재였다."

한 줄 요약 : 날로 먹은 게 아니라 노력파다.

나는 왜 박지훈을 지지했나 | GQ KOREA (지큐 코리아) 남성 패션 잡지

<프로듀스 101 시즌2>가 끝났다. 9명의 필자들이 각자 응원했던 소년에 대해 지지 이유를 밝혔다. 세 번째는 박지훈이다. 달리 말이 필요할까. 분분히 흩날리는 꽃가루 속에서 미소년이 해사하게 날린 윙크 한 방은 강력했다. 프로그램 초반 화력에 불을 지핀 그는 ‘윙크남’이라 불렸다. 그의 인기는 단숨에 치솟아 첫 1위를 장식했고, 1회부터 5회까지 맡겨놓은 듯 1등을 차지했다. 반면 2등 자리의 주인은 계속 바뀌었고, 초반 <프로듀스 101 시즌2>의 빈약한 서사는 박지훈을 넘느냐 마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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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추팔중

[GQ KOREA] 나는 왜 OOO을 지지했나

CITRON_M 2019. 12. 26. 02:17

지큐 나는 왜 박지훈을 지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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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옹성우를 지지했나 | GQ KOREA (지큐 코리아) 남성 패션 잡지

<프로듀스 101 시즌2>가 끝났다. 9명의 필자들이 각자 응원했던 소년에 대해 지지 이유를 밝혔다. 두 번째는 ‘진짜 정말 완전 대박’ 옹성우다. <프로듀스 101 시즌 2> 팬들 사이에서 옹성우는 ‘밸런스 캐’로 불린다. 외모, 춤, 노래, 예능감, 연습생들 사이에서의 친화력 등 모든 면에서 균형을 갖춘 연습생이라는 평가다. 프로그램에 처음 등장했을 때의 옹성우는 홍콩 배우같은 우수 어린 외모로 빼어난 춤 실력과 노래 실력을 선보였다. 의심의 여지없이 최상위 등급인 A그룹에 속했고 여러 미션에서 평균 이상의 실력을 선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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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박지훈을 지지했나 | GQ KOREA (지큐 코리아) 남성 패션 잡지

<프로듀스 101 시즌2>가 끝났다. 9명의 필자들이 각자 응원했던 소년에 대해 지지 이유를 밝혔다. 세 번째는 박지훈이다. 달리 말이 필요할까. 분분히 흩날리는 꽃가루 속에서 미소년이 해사하게 날린 윙크 한 방은 강력했다. 프로그램 초반 화력에 불을 지핀 그는 ‘윙크남’이라 불렸다. 그의 인기는 단숨에 치솟아 첫 1위를 장식했고, 1회부터 5회까지 맡겨놓은 듯 1등을 차지했다. 반면 2등 자리의 주인은 계속 바뀌었고, 초반 <프로듀스 101 시즌2>의 빈약한 서사는 박지훈을 넘느냐 마느냐의 구도에 집중하는 듯했다. 물론 박지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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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큐 나는 왜 박지훈을 지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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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이대휘를 지지했나 | GQ KOREA (지큐 코리아) 남성 패션 잡지

<프로듀스 101 시즌2>가 끝났다. 9명의 필자들이 각자 응원했던 소년에 대해 지지 이유를 밝혔다. 일곱 번째는 이대휘다. 이대휘를 말하는 모든 글은 이 문장으로 시작되어야 옳다. ‘소년은 센터였다’. 지난해 수많은 화제와 그만큼 거센 비난 속 화려하게 론칭한 의 두 번째 시즌. 이대휘는 바로 그 예견된 가시밭길을 맨발로 걸어내야 하는 101명의 남자 아이돌 연습생 중 하나였고, 첫 센터였다. 제작진에서 출연자들에 이르기까지 마치 단체로 저주라도 걸린 듯 센터센터 돌림 노래를 불렀지만 모두 직감하고 있었으리라 믿는다. 센터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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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 101 시즌2>가 끝났다. 9명의 필자들이 각자 응원했던 소년에 대해 지지 이유를 밝혔다. 세 번째는 박지훈이다.

지큐 나는 왜 박지훈을 지지했나

달리 말이 필요할까. 분분히 흩날리는 꽃가루 속에서 미소년이 해사하게 날린 윙크 한 방은 강력했다. 프로그램 초반 화력에 불을 지핀 그는 ‘윙크남’이라 불렸다. 그의 인기는 단숨에 치솟아 첫 1위를 장식했고, 1회부터 5회까지 맡겨놓은 듯 1등을 차지했다. 반면 2등 자리의 주인은 계속 바뀌었고, 초반 <프로듀스 101 시즌2>의 빈약한 서사는 박지훈을 넘느냐 마느냐의 구도에 집중하는 듯했다. 물론 박지훈이 1등을 선점한 건 윙크만의 공은 아니었고, 정통 아이돌 계보를 잇는 적자 같은 이미지의 그였기에 그 자리는 썩 맞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동시에 그 자리가 박지훈을 평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인상은 내내 지울 수 없었다. 나는 여기서 그가 1등이었기 때문에 당연시하고 넘긴 것들이 있지 않았는지 되짚고 싶다.

기본적인 정보부터 늘어놓자면, 박지훈은 잘생겼고, B반에 배정된 고른 실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성실했고, 무대 연기를 잘했다. ‘Oh Little Girl’ 무대처럼 생글생글 웃는 것만 잘할 줄 알았더니, ‘상남자’나 ‘Get Ugly’ 무대처럼 남자답고 도발적인 것도 퍽 어울렸다. 딱히 모난 데가 없어 튀는 언동도, 구설도 없었다. 노력파이기도 했다. 회심의 윙크 한 방 역시 우연히 잡힌 것이 아닌 스스로 부단히 꽃가루를 뿌리고 수십 번을 윙크해 잡힌 한 컷임이 밝혀졌고, 이후에도 ‘내 마음 속에 저장’ 같은 새로운 제스처를 개발해 히트시켰다. 심지어 그는 101명 중 눈에 띄기 위해 신발끈조차 형광끈으로 매는 노력하는 인재였다. 어린 아역시절부터 얼마나 노력하며 살았는지는 이미 고구마줄기처럼 줄줄이 발굴된 바다(그를 처음 봤던 기억이 빅뱅과의 눈물 대결인 건 잊고 싶다). 이 성실한 모범생의 외피는 단단히 제련되어 있어 그 안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 알 수 있는 건 오직 귀여운 얼굴과는 달리 다부진 성격이겠거니 정도랄까. 형을 따르기보단 동생을 챙기는 방식으로 관계망을 형성하고, 끼를 부려놓고 앵글 밖에선 부끄러워한다거나,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다가도 카메라 불이 들어오면 만면에 미소를 꽃피우는 그는 영락없는 프로 아이돌이었다.

회를 거듭하며 박지훈에게 순위 발표식은 누군가에게 자리를 내어주기 위해 4분할 화면에 잡히는 방어전의 연속이 됐다. 그 탓이었는지, 성장기의 소년이 4개월간 부쩍 자란 것인지, 그에겐 알 수 없는 애수, 시대를 다소 늦게 타고난 비애가 묻어나는 미감이 서렸다. 곱게 내린 앞머리를 손으로 풀어헤쳐 올렸을 때 그 분위긴 더 짙어졌다. 그건 순정만화의 시절, 그러니까 만화가 ‘이미라’나 ‘이은혜’ 시대에 유효했던, 탐미적인, 선이 고운, 지금은 소녀취향 내지는 10대 취향이라고 무시당하기 일쑤인 그런 아름다움과 우수 어린 분위기였다. 좀 뻔뻔스럽게 말하자면 팬들이 말하는 ‘윙’국지색의 감성, 세기말을 지나 2000년대 초반을 휩쓸고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이 된 유미주의의 집약체 같았달까. 양 볼에 띈 홍조, 파스텔로 경계선을 흐린 듯한 입술선은 르누아르의 인물 같았고, 곧게 뻗은 코와 턱선의 골격은 단단했다. 사연 있어 보이는 아련한 분위기는 이 얼굴을 완성했고, ‘망국의 왕자’처럼 보인다는 말들까지 오갈 정도였다.

마냥 해맑아 보이던 ‘윙크 소년’이 ‘망국의 왕자’가 되기까지, 1위를 지켜 내거나 내려갈 일만 남은 상황에서 마음속에 어떠한 부침이 있었는지, 아니면 자리의 중압감이 그런 분위기를 자아낸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의 고전적인 아름다움과는 별개로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수요는 계속해서 등장한다. 그리고 최종화, 박지훈은 마치 역전 당하리란 걸 알면서 페이스를 조절했던 것처럼 힘 빼지 않고 자연스럽게 왕좌를 넘겨줬다. 순위 매기기에 심취한 <프로듀스 101>의 시각에서 벗어나서도, 1등이 아니더라도 박지훈은 여전히 잘생겼다. 그리고 그 얼굴에 누가 되지 않을 만큼 성실하다. 가지각색 힙한 취향들 사이에서 순정만화 스타일의 미소년을 좋아한다고 ‘남자를 잘 모르는 십대 소녀 취향’이라고 무시당하고 있는가? 그러나 여러분, 한국에서 아름다운 남자는 희귀하고 고전은 영원하다. 정석 미인이자 클래식 아이돌인 박지훈은 지금도, 앞으로도 우리에게 꼭 필요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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